[인물주가/상한가]의문사규명 노하우 전수한 슈미트대사

  • 입력 2001년 2월 7일 10시 59분


'진정한 과거와의 화해는 독재정권하에서 발생한 의문사의 진상을 밝히는 데서 비롯된다.'

대통령직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양승규)가 발족한 근본취지다.

진상규명위는 지난 1월22일 접수된 진정 80건중 모두 75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중 반가운 손님이 6일 진상규명위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방문자는 페르난도 슈미트 주한 칠레대사.

그의 손에는 91년 3월 발간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국가위원회 보고서' 가 들려 있었다.

칠레의 '진실과 화해위원회'는 90년 칠레의 민선 초대 대통령이 설치한 8인 위원회로 우리의 진상규명위와 유사한 기능을 했던 조직.

이 위원회는 73년부터 90년 3월까지 피노체트 군정시절 일어난 3400여건의 사망 및 실종문제의 진실 규명 작업을 벌여 피노체트의 단죄에 크게 기여했다.

슈미트 대사는 이날 예정된 면담시간을 넘겨가며 피노체트 정권시절의 의문사에 대한 진상 규명 경험을 자세히 소개했다.

칠레는 기나긴 군정후 완만한 민주화과정을 거치는 등 우리와 비슷한 정치적 배경을 가진 나라. '과거청산을 통한 화해'라는 경험을 공유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파트너인 셈이다.

우리 진상규명위가 의문사 규명에 관한 한 '형님뻘'인 칠레의 노하우를 잘 전수받아, 우리가 숙명적으로 안고 있는 아픈 상처를 제대로 치유해 주길 기대한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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