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시스코사의 최고경영자인 존 챔버스는 "경기둔화와 함께 실적악화가 우려된다"는 공시를 수차례 해온 터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시스코의 주가는 전일보다 3.44%오른 37.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시스코도 경기둔화의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시스코는 장 마감후 발표한 2001년 회계연도 2/4분기 실적에서 수익이 48%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당 순익이 당초 월가의 기대치인 19센트보다 낮은 1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는 25분기만에 처음으로 기대치를 벗어난 시스코의 실적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시스코는 장 마감후 시간외 거래에서 1시간만에 6%나 하락하는 등 급락세를 연출했고 관련주인 네트워킹업종의 동반하락세를 이끌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번 주 나스닥장세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시스코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었다. 금리인하조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표되는 호재와 기업수익악화, 경제지표악화로 대표되는 악재사이에서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스코의 실적악화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돼 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나스닥 장세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빈슨 험프리의 애널리스트인 로버트 로빈스는 "시스코 여파로 내일 시장은 소폭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지만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스코의 실적악화가 그리 대단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시스코의 주가는 52주 최고치 대비 57%나 하락한 상태이고 올 들어서만 16%가 빠져 시장에서는 이미 악재가 다 반영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그레고리 게일링도 "실적악화가 그리 큰 뉴스는 아니다"라며 "그들은 이미 수 차례 실적이 악화되고 있음을 바디랭귀지를 통해 알려왔다"고 말했다.
챔버스회장의 잇따른 실적악화경고에 따라 러먼 브라더스도 시스코의 12개월 목표주가를 낮추고 수익 전망치를 하향조정 한 바 있다.
한편 오후 4시45분 현재 미국 증시의 시간외 거래에서 시스코의 주가는 낙폭을 만회하며 종가보다 3.36%하락한 3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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