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요미우리 신문은 이같은 데이터를 토대로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물가하락을 경계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다음은 논평의 요지.
일본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과 70년대 석유파동으로 인한 극도의 인플레이션을 목격하고 난 뒤 물가상승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왔고, 이에 정부는 국가 경제를 운영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같은 추세에 변화를 나타났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물가는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일본에서 가장 큰 햄버거 체인점인 맥도날드가 평일에 가격을 반값으로 내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다른 햄버거 체인점들도 경쟁적으로 가격인하를 단행하면서 햄버거 가격은 20.2%나 하락했다. 두 번째로 큰 가격인하폭을 나타낸 것은 골프장요금과 가라오케 요금으로 3.6%의 가격하락을 보였으며 전화요금과 비디오대여 가격도 가격인하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물품으로는 비디오가 15.6%나 가격이 내려 가장 큰 가격인하를 기록했으며 에어컨, 텔레비전, 오디오가 그 뒤를 이어 전자제품들의 가격인하가 물가하락을 야기하는 주요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들은 물가가 떨어지는 원인으로 세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완성품을 수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저임금 등으로 생산단가가 낮은 중국에서 만든 제품들이 밀려들어오면서 일본내 생산 제품들의 전반적인 가격수준을 낮추고 있다. 둘째, 이동통신산업·항공요금·전기 가스 요금 등에서 규제가 완화되자 많은 신규사업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들고 시장에 진출해 경쟁을 벌임으로써 가격인하를 촉진시켰다. 셋째, 분배 경로에 변화가 나타나 갖가지 잡다한 물품을 파는 상점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가격하락이 매출감소로 이어져 제조업자들의 수익을 줄이는 한편 결과적으로 임금 하락과 기업 세금 감소를 야기해 정부 재정소득도 감소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일본중앙은행이 경기침체에 이어 가격하락이 나타나는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경계하지 않는다면 국가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통화 공급량을 늘려 통화정책의 양적측면에 여유를 주는 방법 등의 적절한 조치를 통해 과도한 물가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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