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스코 너마저"실적 예상치미달…국내증시 파장관심

  • 입력 2001년 2월 7일 18시 28분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의 작년말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아 미국 나스닥시장과 국내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코는 미국 시간으로 6일 나스닥시장 마감 후 2000회계연도 2·4분기인 작년 10∼12월의 주당순이익(EPS)이 18센트라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퍼스트콜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수익예상치 19센트에 1센트 미달하는 수치.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침에 따라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로 장중 3.44% 올랐던 시스코의 주가는 장외전자거래에서 5%가량 급락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장중에 대체로 강보합을 보였던 다른 기술주들의 주가도 장외거래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시스코의 이번 실적은 사실상 99년 10∼12월의 12센트에 비해서는 무려 50%의 성장률을 보인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시스코 주식을 내던지고 있는 것은 실제실적이 실적 추정치에 못 미쳐 예상외로 심각한 경기침체가 진행중인지도 모른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 작년 하반기에 경기둔화 우려가 월가를 뒤덮을 당시 애널리스트들이 이미 시스코를 포함한 주요 기술주들의 예상실적을 낮춰뒀다.

특히 기술주들의 적정주가는 지금 당장의 실적보다는 향후 성장전망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예상치와 실제수치가 다르다는 것은 적정주가 산출에 적용되는 향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스코 악재가 7일 국내증시에 일부 반영됐으나 본격적인 영향은 7일 미국증시에 일차로 반영된 뒤 8일 동조화 방식으로 국내증시 전반에 미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스코는 나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일 뿐만아니라 전세계 기술주의 대표주자다.

과연 증시에 어느정도나 영향을 줄 것인가. 전에 애플컴퓨터 등 대형기술주가 장 마감후 기대에 못미친 실적을 발표했을 때 장외거래에서 20∼30%가량 주가가 빠졌으나 막상 다음날 장중거래에서는 해당종목 주가와 나스닥지수가 보합에 머문 경우가 많았음을 감안, 5%가량의 급락은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시스코의 막대한 비중과 최근 경기둔화 속도에 대한 민감해진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또다시 나스닥시장의 조정을 촉발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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