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국고채-회사채 금리차 줄여야 증시 뜬다

  • 입력 2001년 2월 7일 18시 37분


금리가 내려가면 주식 값이 오른다는 게 정설이다. 이자가 싸면 은행권에 있던 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결과적으로 주가도 오른다는 간단한 원리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콜금리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지만 증시는 여전히 썰렁하다. 부동자금은 여전히 우량 회사채나 머니마켓펀드(MMF)쪽으로만 몰리고 있다. 은행보다 0.5%포인트 금리가 높은 MMF에는 연초이후 11조원이 몰렸다. 안정 자산을 선호(Flight to Quality)경향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콜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가는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간의 차이(스프레드, Spread)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시점부터 증시로 자금이 옮겨가고 주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콜금리 인하가 증시 호재 되려면〓스프레드는 시장 리스크와 투자자의 심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중에 하나. 안정자산인 국고채와 우량회사채를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국고채 금리가 5.2% 근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실세금리인 BBB― 등급 회사채는 11.5% 대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로 거래가 활발해 지면서 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국고채에 비하면 하락폭이 미미해 스프레드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신증권 신동준 연구원은 “스프레드가 크다는 것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콜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기업의 리스크가 줄지 않기 때문에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가 바닥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면 회사채에 돈이 몰려 국고채 금리는 다소 오르고 회사채 금리는 떨어지면서 스프레드는 축소될 것”이라며 “이 경우 모든 금리가 하향 안정되고 증시로 돈이 유입되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스프레드 축소될 가능성은〓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 시행이 발표된 12월부터 BBB등급 회사채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정부 보증으로 리스크가 줄면서 당연히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에 관심이 쏠리는 것. BBB등급 회사채의 발행 비중이 지난해 11월 10%에서 12월에는 12.7%로, 6일에는 19.6%까지 대폭 확대됐다. 수요가 늘면 회사채 금리도 떨어지기 마련. 때문에 6월까지는 스프레드가 예년 수준인 2%포인트 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이 완전히 살아나면 스프레드가 더욱 축소되고 시중의 부동자금은 회사채 시장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을 노린 뒤 증시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제로에 가까운 장단기간 금리의 스프레드는 지금보다 더 커져야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동원증권 정훈석 연구위원은 “단기 금리인 콜금리를 낮춘 뒤 경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올라 장단기 금리간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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