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보 엑써스는 기아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 하지만 올 시즌 연패의 늪에 허덕이며 포스트시즌은 ‘물건너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 삼보가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보는 3일 시즌 한차례도 이겨보지 못한 신세기를 꺾은 데 이어 6일에는 강호 2위 LG마저 누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7일 현재 13승21패로 8위. 7위 기아와 1게임차인데다 6위 신세기와는 4게임차여서 플레이오프 진출도 한번 노려볼 만한 상황.
삼보의 이같은 대반전은 토종 콤비 신기성과 양경민의 부활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신인왕 출신의 포인트가드 신기성은 팀이 연승을 달린 최근 2경기에서 17점 5.5어시스트를 올리며 공격과 수비를 이끌었다. 특히 LG와의 경기에서는 종료 1.3초 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터뜨려 해결사의 면모까지 과시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군입대하는 신기성은 고별무대를 맥없이 내려올 수 없다는 각오아래 마지막까지 남은 힘을 쏟아붓고 있다. 왼쪽 엄지와 오른쪽 검지, 오른쪽 손목 등 여기저기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진통제를 바르고 테이핑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뛸 수 없는 처지이지만 몸을 사릴 여유가 없다. 신기성은 “팀 동료들이 살아난 덕분에 경기 내용이 좋았다”며 “플레이오프를 의식하지 않고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까지 슬럼프에 빠져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운 스몰포워드 양경민도 부진에서 벗어나 모처럼 활약하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22.5점을 올려 시즌 평균 14.6점을 훨씬 웃돌며 물오른 슛감각을 떨친 것. 뛰어난 기량을 지녔으면서도 고비에서 실수가 잦았으나 요즘은 오히려 위기에서 과감한 레이업슛과 장거리포를 꽂아 대담성까지 되찾았다는 평가.
삼보 김동욱 감독대행은 “늦은 감은 있지만 신기성과 양경민의 페이스가 살아나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