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성〓미국 상이군경협회가 우편모금을 했을 때 18%만이 모금에 응했다. 하지만 무료 회신 봉투를 동봉했을 때는 모금율이 35%로 뛰어올랐다.
사람들은 이처럼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뜻밖의 선물을 받았을 때에는 은연중에 보답을 해야한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제공하는 무료시식코너도 마찬가지 예다.
▽일관성〓98년 미국의 한 유명 레스토랑은 30%에 달하는 예약 파기율을 10%로 줄였다. 예약담당자가 사무적인 말투를 버리고 “예약을 취소하실 때는 전화를 주실거죠?”라고 부탁을 한 것이 효과를 나타냈다. 여기에 “예”라고 답한 고객은 자신의 말에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돼 예약 취소 때 꼭 전화를 하게 된다.
▽사회적 증거〓건널목에서 갑자기 한 남자가 하늘을 쳐다보면 몇사람이나 따라 할까. 뉴욕시립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단 4%만이 그 행동을 따라했다. 하지만 다섯 명이 하늘을 보면 19%, 15명이면 40%가 따라했다. 사람들은 다수의 의견이나 행동은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광고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제품을 샀는지 열심히 알린다.
▽호감〓사람들은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이거나 또는 자신과 같은 집단에 속하는 사람,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라도 외모에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답을 한다. 94년 미국의 한 대학에서 이루어진 자선모금에서 모금자가 “저도 이 학교 학생입니다”라는 말을 했을 때 모금액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권위〓빨간 신호등이 켜졌을 때 누군가가 길을 건넌다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55년 텍사스 대학 연구에 의하면 실험자가 캐주얼 차림으로 길을 건널 때보다 정장 차림으로 건넜을 때 따라오는 사람들의 비율이 무려 350%나 늘어났다. 권위에 대한 순종의 원칙을 이용해 기업광고에서는 종종 전문가들이 등장해 제품의 우수성을 보증한다.
▽희소성〓호주산 수입고기를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미국의 한 회사가 고객들에게 기상 악화로 수입물량이 줄 것이라고 하자 주문량이 두 배로 늘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기상정보가 호주 국립기상대에서 나온 정통한 소식이라 했을 때는 6배 가까이 늘었다. 사람들은 유형의 물건이든 무형의 정보든 희소성이 있다면 달려들기 마련이다.
설득의 원칙은 환경에 따라 때론 어떤 것이 더 강조되기도 한다.
최근 스탠포드 대학은 여러 나라의 시티뱅크 직원들이 동료의 업무협조 요청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조사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인은 “내가 저 사람에게 보답할 일이 있는지(상호성)” 자문했으며 중국인은 “상사가 시킨 일인지(권위)”, 스페인인은 “나와 친한 사람인지(호감)”, 독일인은 “회사의 규정에 맞는지(일관성)”를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마 호감과 권위가 앞서지 않을까?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