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대학 가요제 대상을 차지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한 리더 이한철은 2장의 솔로 앨범과 2인조 그룹 '지퍼'의 멤버로 활동한 싱어송 라이터. 서창석(기타), 이한주(베이스), 조정범(드럼)도 '리아' '플라워' 등의 세션 주자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불독 맨션'은 지난해 6곡을 담은 싱글 앨범을 발표해 2000장의 초판이 매진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7일 본사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개, 불독의 이빨처럼 멋진 음악으로 팬들을 꽉 잡아두겠다는 이들을 만났다.
▼ 요즘 뭐하고 사나?
- 이한철(철): 지방 방송에 출연하러 다니고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선곡 작업을 하고 있는데 싱글 1~2곡을 포함해 신곡들로 꾸밀 예정이다.
▼ 싱글 앨범을 들어보면 스트링을 사용하는 등 레니 크래비츠나 자미로 콰이 같은 고급스러운 록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불독 맨션'은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 팀인가?
- 철: 외국 가수로 보면 '브랜드 뉴 해빗' 자미로 콰이 같은 에시드 팝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우리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려나가고 있다. 싱글에 수록된 'Fever'풍의 록과 스트링이 가미된 퓨전 음악이라 할 수 있는데 4월에 발매할 데뷔 앨범은 이런 종류의 음악으로 꾸밀 생각이다.
▼ 싱글 앨범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
- 이한주(주): 우리는 초 저예산이었다. 악기는 조동익 선배 등에게 빌려왔고 연습실에서 녹음했다. 마스터링 작업하고 음반 2000장을 찍는데 총 400만원이 들었다(보통 가수의 경우 최소 1억~2억원이 소요된다). 초도 물량이 다 팔렸고 재판을 찍었으니 얼마 되진 않아도 남는 장사을 한 셈이다.
♬ 노래듣기 |
- Fever |
- 괜찮아! |
- 피터팬 |
- 99 |
- 아침엔 문득 |
▼ 돈을 너무 적게 들인 것 같은데.
- 조정범(범): 사운드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내 음반업계 판매가 극도로 저조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 것뿐이다. 무리해서 투자할 필요는 없지않나?
▼ 언더 밴드는 배고픈 생활이라고 알고 있다. 생활은 어떤가?
- 서창석(석): 우리는 원래 없이 살아서 괜찮다. 아껴서 쓰면 된다.
철: 음반다른 가수들에게 노래를 만들어주거나 연주를 해주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이제 밴드만으로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사실 이한철은 오버 그라운드에서 나름대로 이름이 알려졌던 가수였는데 어떻게 언더 밴드를 결성하게 됐나?
- 철: 솔로와 '지퍼' 멤버로 활동하면서 '내 모습이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수를 그만 둘까 고민도 했지만 예전에 세션 활동을 함께 했던 멤버들과 다시 한번 해보자며 뭉치게 된 것이다. 99년 9월쯤 서울 대학로의 모 클럽에서 공연을 열었는데 관객은 30명 정도였다. 기대만큼의 숫자는 아니었지만 그 사람들이 큰 힘이 됐다. 요즘 우리 팬클럽 회원은 500명이 넘는다.
▼ 매니저 없이 직접 홍보를 하는 것이 힘이 들지는 않나?
- 철: 바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홀가분하다. 연습을 오래 할 수 있어서 좋다. 가끔씩 연락이 오면 악기 들고 노래 부르러 가면 그만이다. 옛날 생각을 해보니 배부른 나날이었던 것 같다.(웃음)
▼ 기성 가요계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 주, 석: TV에 가요가 나오면 그냥 채널을 돌려버린다. 별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범: 듣기는 하는데 금방 질린다. 방송에서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철: 난 좀 다른데 우리 음악과 따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문화적인 호기심 차원에서 참고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 이한철 외에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됐나?
- 주, 석: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서울 예전 실용음악과 동창이다. 앞으로 싱어송 라이터로 인정받고 싶다.
- 범: 경희대 재학 시절에 스쿨 밴드를 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96년 이한철을 만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음반 내고 소극장에서 장기 공연을 열고 싶다. 언플러그드 연주도 보여주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무대를 꾸밀 것이다.
▼ 정규 앨범이 나오면 TV에도 자주 나올 생각인가?
- 석: 일단 홍대와 대학로 등에서 클럽활동을 하면 기본기를 닦았으니 오버 그라운드에 나가도 자신 있다. 우리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 정규 앨범과 멋진 활동을 기대해 보겠다. 끝으로 괜찮은 언더 뮤지션을 추천해 달라.
- 불독 맨션: 정규 음반에서 우리만의 개성을 담은 결과물을 선보이겠다. 기대해 달라. 멋진 인디 뮤지션? '마이언트 메리'와 '넬'을 추천한다.(3탄으로 계속)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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