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환경훼손 않고 도로건설"…충남 결정에 환호

  • 입력 2001년 2월 7일 21시 36분


“천혜의 자원을 보존하려는 생각만으로 도지사님과 공무원 여러분께 무례하게 행동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특히 얄팍한 한자실력으로 ‘도지사(道地死)’라고 표현해 도지사님의 명예를 훼손시킨 점도 아울러 사과드립니다.”

최근 충남지역의 한 환경단체 간부가 충남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심대평(沈大平)충남지사에게 사과하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사무국장(37)은 최근 홈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고 앞으로 충남도가 시행하는 ‘푸른충남 21’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충남도가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진입로 건설을 위해 설계한 총연장 10.1㎞(왕복 2차로)의 태안해안관광도로 가운데 태안군 안면읍 기지포∼백사장해수욕장 통과구간(3.2㎞)과 두여해수욕장 통과구간(1.2㎞)이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해안사구(海岸砂丘)를 훼손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자 지난해 10월부터 현지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도청 및 태안군과 첨예하게 대립했으며 플래카드에 심지사를 ‘道地死’라고 표현하는 등 양측의 대립은 감정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충남도가 지난 2일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 노선을 내륙쪽으로 100∼300m 가량 옮기고 동물들의 이통통로까지 만들겠다고 결정하자 시민단체가 환호하고 나선 것.

도의 결정이 발표되자 환경단체들은 충남도를 대상으로 제기했던 각종 소송을 취하키로 하는 한편 안면도 꽃박람회에 자원봉사자로 나서겠다고 결의하기도 했다.

양측의 4개월 동안 계속된 갈등이 화해무드로 변하자 이를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양측의 결단과 사과에 박수를 보낸다”(김현수),“시민단체 화이팅,충남도 화이팅”(정정귀)이라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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