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오늘의 전망] 경기급랭앞에 무력해질 콜금리 인하

  • 입력 2001년 2월 8일 08시 13분


콜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보강 희망과 경기침체 우려감 사이에서 국내증시가 방황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정착을 통해 시중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려는 세력과 경기급랭에 대한 우려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세력간에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중이다. 현재까진 후자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성장세도래'를 주창했던 전문가들의 바람과 달리 국내증시로 자금유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만 3조원 가량 유동성을 공급했지 국내부문의 유동성 보강은 기대에 못미쳤다. 무엇보다 투신권의 매수기반이 확대되지 못했다. 최근 투신권의 수탁고 증가는 단기상품인 MMF 덕분이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상품성격상 투신권의 주식과 채권매수여력을 늘리는데 별로 기여하지 못한다.

대신 국고채(3년물)이 5.2%대에 진입하는 등 안전자산선호 경향만 강화되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로 회사채 투자 기피로 나타난 것. 물론 우량 회사채에 대한 선별적인 매매는 이뤄지지만 기대에 못미친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오늘(8일) 금융통화위원회의 25bp 콜금리 인하도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콜금리 인하가 경기급랭을 막아주고 하반기 회복을 가져올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기전까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것은 1월 통화증가율에서 확인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총통화(M2) 증가율이 1월중 전년동기대비 26%를 넘었지만 제2금융권을 합친 총유동성(M3)증가율은 7%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통화증가가 소비나 투자를 통해 실물경제의 '혈액'으로 작용하지 않고 재차 금융기관으로 환류되거나 퇴장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위 '유동성 함정'이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증시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읽을 수 있다. FRB(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연초대비 12%까지 급등했던 나스닥시장은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상승폭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7일(현지시간)에도 시가총액 1위인 시스코사의 실적악화발표로 56.56포인트(-2.12%)가 하락한 2607.93로 마감했다. 연초에 비해 5.5% 상승한 셈이다.

당분간 국내증시는 박스권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을 보강하려는 세력과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세력사이의 우열이 가려지기까지 등락을 거듭한다는 얘기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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