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유로화의 가치하락에는 독일 실업률이 증가했다는 발표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독일에서 실업률은 작년 12월의 9.2%에서 지난 1월에는 9.3%로 증가해 유럽경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블룸버그 통신이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독일 실업률은 9.2%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경기침체와 유로화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감소로 인해 작년 3.1%에서 올해는 2.7%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루에취 인터내셔널의 통화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보이젤린은 "독일의 실업률 발표가 올해 유럽 경제가 미국 경제를 앞지르리라는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리지는 않고 있지만 유럽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달러당 유로화의 하락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소비자신뢰지수가 기대치 이상으로 상승하고 유로 통화권 지역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경제회복의 기미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에섹스의 외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솔린은 "유로 통화권이 직면한 가장 큰 변수는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이 극명하게 드러나려면 앞으로 몇 달은 더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HSBC의 통화 전략가인 아담 콜은 유로화의 가치하락은 유럽 경제에 대한 믿음이 줄어드는 것이라기보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대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의 전회장 마틴 펠드스타인은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반등할 잠재력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간 잠재적 성장력은 지난 10년간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유로당 엔환율도 지난 3개월 동안 13% 하락했다가 최근 일주일새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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