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한은의 금리인하 어떻게 전달되나

  • 입력 2001년 2월 8일 16시 14분


미국 연준리(FRB)의 연방기금금리 조정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는 한은의 콜금리 조작이 경제주체들의 관심사다.금융시장의 예상대로 중앙은행이 8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런데 두 나라가 금리조정하는 것은 얼핏 비슷하지만 금리 전달체계가 차이가 난다.

미국에서는 연준리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기금금리를 조정하면 곧바로 상업은행들이 우량고객에게 적용하는 프라임레이트를 조절하고, 이에따라 기업 등 경제주체에 즉각적으로 금리조절의 영향이 전달되게 된다.

한은의 콜금리 조작의 전달체계는 미국과는 약간 다르다.

한은은 금통위를 통해 매월 콜금리를 결정한다.여기서 콜금리는 금융기관간 하루짜리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초단기금리들이다. 투신사의 자기거래는 제외된다.

한은이 콜금리를 발표한다는 뜻은 이 콜의 평균금리를 발표한 목표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한은이 콜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시중은행들이 프라임레이트를 내리거나 하지는 않는다.시중은행들은 시장상황을 보아 여수신금리를 결정한다.

그러면 한은은 콜금리를 어떤 방식으로 목표수준으로 유지하는가.환매조건부채권(RP)매매를 통해서 조절한다.

한은이 보유한 국공채를 되사는 조건으로 시중은행 등에 목표금리에 맞춰 매각하기도 하고, 시중은행이 보유한 국공채를 목표금리에 맞춰 사들이기도 한다. 국공채를 담보로 자금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부도위험이 있으므로 회사채는 제외된다.

시중은행간 콜이 4.0%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를 올리려면 중앙은행이 RP입찰을 통해 5%에 사주겠다고 제의하는 식이다. 그러면 시중은행간 콜금리도 자연스럽게 5.0%로 수렴하게 된다. 기간은 하루,이틀,사흘 등 초단기거래다.

8일 단행된 콜금리 인하는 이를 통해 금융기관간 단기자금금리 인하를 유도하고,이로써 경제주체로 자금공급이 원활히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투자가 활성화되고 경기가 부양된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에는 국내 여건이 만만찮다.

한은 관계자는 "원론적으로는 중앙은행이 콜금리를 조절하면 단기금리가 조정되고 다시 은행여수신금리가 인하되고, 이를 통해 기업 등으로 자금이 공급돼야 하지만 기업의 부도위험이 높아 은행들이 기업으로 돈을 풀려고 하지 않는다"면서"미국처럼 금리파급메커니즘이 원활하지는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채자영<동아닷컴 기자>jayung200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