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간신히 플러스(+) 성장을 보였던 국내총생산(GDP)은 3·4분기(7∼9월)에는 또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는가 하면 소비자물가도 2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8일 도쿄(東京)증시는 장중 한 때지만 2년 4개월만에 13000엔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3분기만에 GDP 마이너스 성장= 일본 내각부는 8일 지난해 7∼9월의 GDP 성장률을 당초 플러스 0.2% 전망에서 마이너스 0.6%(연율 환산시 마이너스 2.4%)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간신히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3분기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후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당초 목표로 삼았던 2000년도 실질성장률 1.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0∼12월 이후에는 전기 대비 0.4%(연율 환산시 1.6%)이상의 성장이 필요하지만 현재 예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2년 연속 하락=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우려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8일 발표한 1월 도매물가지수(95년 평균=100 기준)는 95.7로 지난해 1월보다 0.3% 하락했으며 조사 비교 시점인 95년보다는 4.3%나 떨어졌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한 것이며 하락폭도 지난해 9월 이후 최대다.
또 지난해 전국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0.7% 하락했다. 연간 전체로 마이너스가 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며 월별로는 7월 이후 17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일본은 거품경제의 후유증이 깊어지기 시작한 98년 중반부터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물가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는 일본 뿐이다.
일본은행은 물가하락이 경기침체를 가속화한다고 판단해 경제학자와 소매업자 등으로 구성된 '물가연구회'를 신설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가 및 엔화 가치 하락= 8일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해 7∼9월의 마이너스 성장 발표와 미국 나스닥시장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오전장 한때 12988.50엔까지 떨어졌다.
닛케이주가가 13000엔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98년 10월 거품 경제 후 최저치(12879엔)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닛케이주가는 전날보다 227.78엔 떨어진 13138.23엔으로 마감됐다.
이날 엔화 가치도 떨어져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 환율이 전날보다 0.87엔 오른 116.15엔대에서 거래됐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