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대사관 개설 분주▼
▽평양 직접 개설국〓독일과 영국이다. 독일은 1월24일 각의에서 북한과 수교를 결정했으며 영국은 지난해말 수교했다.
독일은 평양에 대사관을 직접 개설하는데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구 동독 대사관이 현재 평양시 문수동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90년 동서독 통일 직후 동독 외교관들이 철수한 뒤 이 건물은 잠시 주인 없는 상태로 남아있었다. 그후 1973년부터 북한과 수교해온 스웨덴측이 이 건물을 임차해서 지금까지 사용중이다. 독일 이익대표부(외교관 4명 규모)는 이 건물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문수동은 일종의 외교단지로 구 동독 대사관 주변에는 대사관저 학교 수영장 외교관 아파트(24가구)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1월 짐 호아 주(駐)북한 대사대리를 임명했다. 호아 대사대리는 최근 평양을 방문해 대사관 개설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대사가 북한대사를 겸임하는 국가〓네덜란드와 벨기에. 두 국가는 북한과 수교협상을 벌이는 단계에서부터 자국의 주한대사가 북한대사를 겸임하고, 자국내에는 당분간 북한 공관 없이 제3국 주재 북한대사가 자국 대사를 겸임하는 조건을 내세웠다. 서울의 대사가 주(駐)북한 대사를 겸하는 것. 이런 수교방식은 남북이 대치하던 냉전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네덜란드는 사상 처음 이 같은 조건으로 북한과 수교한 국가가 됐다.
▼주한대사가 北대사 겸임▼
한편 북한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공관 설치를 희망해왔으나 수교조건상 여의치 않자 몹시 실망했으며 지난해 12월18일 벨기에가 이 같은 수교조건을 내세우자 수교실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고 귀국해 버렸다. 그러나 북한은 며칠 뒤 이들 국가의 수교조건을 수락하겠다고 전해왔다. 이는 미국에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대미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기분은 나쁘지만 수교를 앞당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주재 대사가 북한 대사를 겸임하는 국가〓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등 3개국으로 1973년 북한과 수교한 덴마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수교했다.
▼공식업무 베이징서 맡아▼
지난해 1월 서방선진 7개국(G7) 가운데 북한과 수교하면서 이 방식을 채택한 이탈리아가 첫 국가. 대북 협상이나 북한 방문 같은 외교상 공식 업무는 베이징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이 책임지게 된다. 하지만 이탈리아 기업의 북한 진출을 위한 경제 협력 분야 등의 실무는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이 상당 부분 맡게 될 전망.
6, 7일 북한과 잇달아 수교한 캐나다 스페인도 같은 방식으로 주중국 대사관과 주한대사관이 업무를 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제균·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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