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올 美 경기곡선V자형? L자형?

  • 입력 2001년 2월 8일 18시 41분


메릴린치의 ‘V’자인가, 모건스탠리의 ‘L’자인가.

미국의 경제 회복 전망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의 주식시장 참여자들도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기술주와 블루칩을 오가는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낙관론의 선두주자는 메릴린치. 메릴린치는 미국 경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적극적인 금리 인하로 하반기부터 V자형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자형이란 경기를 나타내는 곡선이 지속적으로 하강하다 어느 순간 바닥을 찍고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가리킨다.

메릴린치는 과잉부채와 과잉투자가 향후 경제성장을 제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메릴린치는 우선 최근 기업들의 이자비용 지출 비중이 약 11.5%로 80년대 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심각한 신용경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1월 백화점 및 자동차 매출의 증가세와 일자리 증가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점도 경기 회복의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반면 모건스탠리는 “역사상 장기 호황이 아무런 고통 없이 끝난 적은 없다”는 입장. 경기가 하강한 뒤 침체 상태가 지속되는 L자형 모습으로 진행되리라는 예상이다.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낮은 저축률, 높은 부채수준 등이 금리 인하의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것. 모건스탠리는 최근까지의 경기 팽창은 주로 기술부문에의 투자확대에 따른 자본지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가 지금 속도로 둔화한다면 기업 수익이 줄어들게 되므로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고, 자연히 경기 침체기에 접어든다는 것.

또한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 증가가 일시적으로는 팽창 기조를 재현할 수 있지만 과잉투자를 더욱 유발하게 돼 결과적으로는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모건스탠리는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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