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는 9일 밤 국회 대정부질문 보충질의에서 한나라당 이병석(李秉錫)의원이 “96년 15대 총선 때 강삼재(姜三載)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으로부터 얼마를 받았느냐”며 집요하게 물고늘어지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총리는 “강의원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기억이 없다. 강의원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했으나 이의원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말로 한 푼도 안 받았느냐” “강의원이 줬다고 하면 어떡할 거냐” “간접적으로 받은 일은 없느냐”고 계속 질문을 던져댔다.
이의원은 이어 “총리의 별명이 ‘단칼’ 아니냐. 속시원하게 말하라”고 채근했고, 이총리는 “쓸데없는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며 질문을 가로막았다.
머쓱해진 이의원은 이번에는 자민련 총재대행인 김종호(金宗鎬)국회부의장을 걸고 넘어졌다. 이의원은 “김부의장은 그 돈을 받았다고 고해했는데 공산당 잡는 자금을 횡령한 형사범이 국회부의장으로서 사회를 봐도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이총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이병석의원! 상당히 사리 밝은 분으로 봤는데 심해요, 심해!”라고 격하게 맞받았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