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400만명을 넘어서 98년 말 5만2000명보다 무려 77배나 늘었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와 가입률(8.5%)은 미국 280만명(1.0%), 일본 46만명(0.4%)을 훨씬 앞지르는 것이다. 더욱이 정보고속도로가 완벽하게 구축된 나라는 미국 싱가포르 등 소수의 선진국에 불과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한국이 정보화에서 앞서 나가는 것은 세계 최초의 PC방 문화가 보여주듯이 거센 인터넷 열풍에 힘입은 바 크다. 산업화와 대외 개방에 뒤져 식민지의 고통과 가난을 겪었지만 정보화에서만은 결코 뒤질 수 없다는 국민적 의지의 결집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고속도로의 조기 완공과 함께 전자정부의 구현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모든 관공서의 인터넷 사이트가 연결되면 각종 공과금 납부, 민원서류 발급, 인허가 등 민원업무를 사이버 관공서에서 24시간 처리하게 된다.
정보고속도로는 개통됐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연령별 소득별 직업별 그리고 도농(都農)간 정보격차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선 연령별로 보면 7∼29세의 인터넷 이용률은 70%를 넘는 데 비해 30, 40대로 오면 20∼40%선으로 뚝 떨어지고 50대에 이르러서는 한자릿수로 급락한다. 아직도 인터넷이 게임이나 오락의 수단으로 많이 쓰이고 40, 50대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은 부끄럽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디지털화와 전자상거래 등 경제를 이끄는 부문의 정보화가 앞서나가야 한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 가입 비율에서 서울과 지방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고속도로는 잘 닦여져 있지만 지방도가 형편없는 셈이다. 3단계(2001∼2005년) 사업에서는 낙후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지역차별 없는 정보화가 추진돼야 한다.
인터넷의 역기능에도 배전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새 고속도로에서 음란 자살 사이트와 폭발물 제조 사이트 등 유해 정보가 난폭 운전을 일삼게 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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