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팔색조’ 조계현(37)이 ‘돈보다 명예’를 택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마감일을 하루 앞둔 10일. 두산 곽홍규 단장을 만난 조계현은 “알아서 해주십시오”라며 백지위임의 뜻을 밝힌 뒤 구단 사무실을 나왔다.
이후 두산이 계약서에 적은 액수는 사이닝보너스 1억원과 지난해 연봉 5400만원보다 딱 100% 오른 1억800만원. 지난해 두산이 제시했던 조건에서 단 한푼도 오르지 않은 액수다.
정규시즌 7승3패와 포스트시즌에서 제1선발로 활약한데다 그가 자유계약선수 신분임을 감안하면 다소 미흡한 대우.
섭섭한 눈치를 감추지 못한 조계현은 “어쩔 수 있겠는가. 계약을 하지 못하면 뛸 수가 없는 상황인데…. 그동안 운동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12일부터 하와이 전지훈련에 합류해 훈련에만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LG 이병규는 10일 5년차 선수로는 역대 최고인 연봉 2억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연봉 1억2000만원을 받은 이병규는 최다안타 달성과 골든글러브 수상, 시드니올림픽 활약 등으로 구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봉 조정신청 마감일인 10일엔 무려 7명이 ‘무더기 중재요청’을 했다. 삼성에서 임창용 노장진 최창양 김영진 신동주 등 5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에선 송지만 이영우가 조정신청에 들어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