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앙은행은 9일 금융정책협의회 직후 은행간 초단기금리(콜금리)를 종전대로 0.25%로 유지하는 대신 재할인금리만 종전의 0.5%에서 0.35%로 0.1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6년 만에 재할인금리를 인하한 것이 경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재할인금리 인하의 실제 수혜자들은 돈을 빌릴 대상을 찾기도 힘들만큼 재정상태가 열악한 몇몇 은행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신 중앙은행의 이번 조치가 경기침체에 따라 통화 공급을 늘리는 등 전례없는 완화조치를 취하고 있는 일본정부의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P 모건의 경제전문가인 마사키 카노는 "재할인금리 인하는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압력을 느끼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앞으로 몇 달간 계속 침체기에 있다면 중앙은행에 대한 압력도 증가할 것"이라며 "하야미 중앙은행 총리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단기금리 인하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메르츠 시큐러티의 뱅킹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맥기니스는 "정부는 2년 전 경제위기때와 마찬가지로 자본을 몇몇 대형 은행들에 유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파산은 은행의 빚을 초래하고 결국 대차대조표상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일본이 또다시 경제위기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문제를 놓고 중앙은행만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성장을 예측하는 지표인 기업의 새 기계장비 주문량이 작년 12월 크게 떨어진 이후 올해 첫 3개월 동안에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나타나 일본 경제의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2년 전 경제위기 때와는 달리 일본정부가 경제위기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개념을 잡은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위기를 타개할 정부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신문은 지적하고 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