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모든 사람이 조화롭고 평등한 세상에 사는 것이다.'
평생을 악명 높은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드)에 맞서 싸운 공로로 1993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적인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82) 전 남아프리카 대통령.
그가 1964년 4월 20일 남아공 법정에서 반란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직후 이에 굴하지 않고 낭랑한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호소한 육성 녹음이 37년만에 복원돼 세상에 공개됐다.
1964년 당시의 만델라 대통령 클릭하면 육성녹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
그는 3시간에 걸친 법정 진술에서 "나는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열변을 토해 백인 재판부를 숙연케했다. 그의 진술 녹음은 그동안 남아공의 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돼 왔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26년의 형기를 마치고 90년 2월 11일 유배지인 로빈섬에서 돌아왔으며 영국 국립도서관 음향연구소는 뒤늦게나마 그의 생환을 기념하기 위해 11주년이 되는 11일 그의 육성 녹음을 CD에 담아 복원했다.
이 연구소 롭 퍼크 소장은 "조악한 녹음상태와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에는 민주주의를 향한 40대 만델라의 열정이 배어 있다 며 독재에 항거한 역사적인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법정 진술은 백인정권의 흑백분리정책을 국제적인 관심사로 끌어 올리고 흑인들의 민주화운동과 세계인권단체의 지원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94년 남아공 대통령에 선출된 만델라는 99년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뒤 지역분쟁 중재자로 활동하는 한편 지난해 전 모잠비크 대통령의 미망인 그라사 마첼 여사(53)와 재혼해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