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몇 명이 그룹을 이뤄 각각 우유 한 컵씩을 제공받는다. 자유분방한 데이트를 즐기다가 '안전하지 않은 섹스'를 하기로 결정한다면 자신의 우유를 옆사람의 우유에 섞는다. 역할극이 끝날 무렵이면 모든 사람의 우유가 전부 섞여서 오염돼있다"
남아프리카 기업들이 '에이즈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같은 '안전한 성생활 지침'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남아프리카는 현재 에이즈로 인해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기업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에이즈로 일을 계속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에이즈 전파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조치는 미미한 형편이다. 현재 남아프리카 기업들은 병든 직원들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한편 의료혜택 제공료가 늘고 직원이 사망할 때 유가족들에게 위로금까지 지불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남아프리카 기업의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성생활을 간섭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이주자들로 구성된 광산업체 직원들의 25%, 건축업체 직원들의 20%가 에이즈바이러스(HIV) 보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충분한 교육을 받은 은행업 종사자들 중 HIV 보균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인 10%를 기록했다.
2015년까지 남아프리카의 인구는 에이즈로 인해 23%정도 감소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현재에 비해 조금도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결국 상품수요를 줄이고 남아프리카 기업들의 생산판매에 막대한 지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잡지는 지적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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