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머징마켓의 주가 하락은 기술주의 붕괴와 미국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미국 경기 침체로 혼란에 빠진 투자자들은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이머징마켓에서 수십억의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이머징마켓 펀드는 평균 30.20% 떨어져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월에 나스닥이 일시적으로 반등을 보이고 미국 금리인하, 유로화의 강세, 국제 원유가 하락 등의 추세가 나타나자 이머징마켓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1월에 이머징마켓 투자자들은 한국에 36억 달러, 대만에 19억 달러를 투자했다.
셀리그만 이머징마켓 펀드 운용자인 댄 바커는 "이머징마켓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한지 아직 한달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이머징마켓이 부흥하리라는 조짐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인 빌 로코는 "평균적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이머징마켓의 20%는 기술주가 차지하고 있어 미국에서 기술주가 반등한다면 바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풋남 이머징마켓 펀드의 공동매니저인 카멜 피터는 "작년에 주식이 헐값에 팔렸기 때문에 지금까지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과 이스라엘, 대만, 라틴아메리카 주식시장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그는 특히 "삼성은 생산품이 우수하고 현금유입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등 경영상태가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하반기에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를 지금보다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가 내리고 있어 이머징마켓의 전망이 더욱 밝으리라는 분석이다.
에버그린 펀드에서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멕시코의 텔레포노스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공동매니저인 안토니오 도컬은 "해당 주식들은 현재 가치가 실제에 비해 저평가돼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연준리(FRB)가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이머징마켓의 부흥 기운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몽고메리 이머징마켓의 프랭크 쟝은 "대부분의 이머징마켓이 미국 금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며 "유로화를 비롯한 통화들이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머징마켓의 호황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긍정적인 요소는 국제원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머징마켓은 원유수입국이기 때문에 원유가 하락은 바로 경기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펀드매니저들은 말하고 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