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KTB 벤처투자 3500억 벌었다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32분


‘이익은 최고 300배를 거두었지만 손해는 거의 없었다.’

권성문(權聲文·40)KTB네트워크 사장은 지난해 12월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의 지분을 팔 때 투자금의 44배를 시세차익으로 남겼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국내 벤처투자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13일 본보가 단독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권사장이 이끄는 KTB네트워크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20개 상장 회사에서 1181억원의 매각이익을 거둬들였으며 비상장주식까지 포함하면 투자이익은 모두 34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중 KTB네트워크는 화인반도체기술의 주식을 주당 300원에 사들였다 300배인 9만원에 팔아넘기는 등 20개 상장기업당 투자금의 평균 7.7배 수익을 거뒀다. 기업당 평균 투자이익은 59억5000만원선.

KTB네트워크 권오용상무는 이와관련, “지난해 비상장 기업을 포함해 총 74개 기업의 주식을 팔아 3495억원의 매각 이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지난해 KTB의 주식 매각은 주가가 99년 말에 이어 한창 올라갈 때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KTB는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이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2월 이 회사의 주식 8만7290주를 팔아 140배의 시세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매각 이익금은 162억8000여만원.

LG홈쇼핑 주식 20만주도 주가가 곤두박질 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거의 모두 팔아치워 투자금의 175배를 거둬들였다. 이익금은 266여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부호 이사는 “KTB네트워크의 실적에서 절묘한 매각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민영화 이전부터 보유했던 경방기계와 대륙제관 대아건설 등 굴뚝주를 지난해 3월 이전에 팔아 손실을 최소화하고 정보기술(IT)주를 대량 매각함으로써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한편 옥션 지분과 같이 권성문 사장 개인이 갖고 있는 주식은 지난해 거의 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들은 “권사장 개인이 투자한 주식의 경우 평가이익이 옥션처럼 40배 이상 나온 것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KTB네트워크측은 “지난해 초반 투자한 기업의 주식을 매각해 이익을 많이 남겼지만 중반기 이후 이익금의 대부분을 유망 종목에 재투자해 현금 보유량은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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