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16일 이학 박사학위(생물과학과)를 받는 중국인 선제훙(沈解紅·36·여)씨.
그는 중국인으로서는 첫 번째로 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외국인으로는 지난해 체코인에 이어 두번째다.
중국 옌볜(延邊) 허룽(和龍)시에서 교육국장을 지낸 부친과 고교 교사인 모친의 영향으로 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베이징(北京)대 생물학과와 중국과학원 생물물리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각각 받은 뒤 97년 KAIST 생물과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아이를 갖지 않은 채 주말 등에도 내내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낸 뒤 4년만에 ‘T7(파지) RNA 중합효소 전사연장 복합체의 RNA 결합’이라는 논문으로 학위를 받게 된 것.
세균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인 파지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그의 논문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7월 세계적인 생명공학 학술지인 ‘JBC(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에 실리기도 했다.
중국인인 남편(40) 역시 96년 KAIST 생물과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공부하는데 힘들었는데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학문 때문에 미뤄온 아이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