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코리아 통신시장 잡아라"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42분


한국 통신시장에 거대 외국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통신과 SK텔레콤 등 주요 업체들이 지분의 해외 매각을 추진하면서 일본의 NTT도코모와 싱가포르텔레콤 버라이존 등 세계 주요 업체들의 국내 진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전략적 제휴 명목으로 국내 사업자들이 국제시장에 내놓은 지분 매물은 총 10조원대에 이른다.

▽현황〓NTT도코모의 SK텔레콤 지분 인수는 업계에서는 기정사실로 통한다. NTT도코모에 대한 SK텔레콤 지분 14.5% 매각 가격은 단일기업의 외자유치로는 최대 규모인 40억∼60억달러에 달할 전망. 양쪽 다 협상시한에 쫓기고 있어 3월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지분에는 보다폰 등 유럽통신업체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통신 지분 매각에는 싱가포르텔레콤을 비롯한 3∼5개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통신은 해외 매각 대상 지분 31%중 15%를 해외통신사업자에 전략적 제휴형태로 매각하고 나머지는 해외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처분한다는 구상. 한국통신 이상철 사장은 “5개 정도의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하나로통신이 주도하는 동기식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컨소시엄에 버라이존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왜 한국 시장인가〓“한국 시장은 투자위험도 적고 높은 수익성이 보장된다.” 한국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은 해외 사업자들에게는 최대의 매력 요인.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도 치열하지 않고 시장 지배 사업자의 지위가 강력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싱가포르텔레콤과 NTT도코모 등이 한국통신이나 SK텔레콤과의 제휴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이 같은 판단 때문. 더구나 과거 한솔엠닷컴에 투자한 AIG와 벨캐나다 등이 막대한 차익을 남긴 사례는 ‘사업자는 실패해도 투자자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전례를 남겼다. 보다폰과 도이체텔레콤 등 유럽 사업자들의 경우 IMT―2000의 사업성이 불투명해 수익성 높은 해외 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해외 사업자들에게는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 진출의 관문으로서 한국 시장의 의미가 각별하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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