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깊이 관여했던 공화당과 민주당의 핵심 참모들이 최근 한자리에 모여 선거에 얽힌 아쉬움과 후회 등을 토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11일 펜실베이니아대 주최 포럼에서 백악관의 칼 로브 정치담담 수석고문은 대선을 열흘 앞두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일요일 유세를 하루 중단한 것과 플로리다주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의 약진을 제때 인식하지 못한 것을 공화당이 고전한 요인으로 꼽았다.
부시 대통령이 그때 위스콘신과 뉴멕시코주 등 간발의 차로 패배한 주에서 막판 표밭 공략에 신경을 더 썼더라면 좀더 수월하게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
반면 민주당의 수석 전략가였던 카터 에스큐는 “우리는 후보 지명전에서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을 물리친 뒤 일찌감치 백악관의 커튼 길이를 재고 있었다”며 본선에서의 전략 부재를 자탄했다.
민주당이 집권당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것에 공화당측은 “8년간에 걸친 이례적인 평화와 번영을 좀더 강조했어야 했다”고 실책을 꼬집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유권자들이 경제번영을 고어 후보의 공으로 여기지 않아 이를 강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밥 슈럼은 “만약 소위 스캔들이라고 하는 게 없었더라면 오늘날 백악관에 누가 앉아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이론이 없을 것”라며 빌 클린턴 전대통령의 스캔들이 민주당의 최대 패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실제론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으나 공화당은 “우리가 패배했다는 얘기는 오늘 처음 듣는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양당은 대선의 혼란을 부추긴 언론 보도에 대해선 입을 모아 비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