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먼저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한 것. 그 다음으로는 공연히 연습 상대팀과 비교되면 자존심이라도 상할까 우려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비추미와 한빛은행 한새는 2001 겨울리그를 앞두고 훈련하는 동안 각각 체육관이 있는 서울 서초동(삼성생명)과 장위동(한빛은행)을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하며 실전 못지 않은 강도 높은 친선경기를 가졌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삼성생명 유수종 감독(54)과 한빛은행 박명수 감독(39)이 바로 사제지간이기 때문.
88년 8월 당시 한빛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 코치였던 유감독이 사령탑으로 승격한 뒤 경희대 후배인 박감독을 코치로 영입했다. 13년 동안 호흡을 맞추며 동고동락한 이들은 지난해 10월 유감독이 삼성생명으로 자리를 옮기자 그 밑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박감독이 자연스럽게 내부승진해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런 유감독과 박감독이 14일부터 시작되는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우정어린 승부를 벌인다.
물론 두 감독은 서로 장단점이나 전술 스타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나 코트에서는 양보가 없는 법.
삼성생명은 한빛은행과의 역대전적에서 12승2패의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으며 올시즌에도 2승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2차례 대결에서 1점차와 2점차로 이겨 방심할 수 없는 처지.
유수종 감독은 “정은순이 부상으로 빠져 포스트에서 열세지만 장린 허윤정 등 백업 센터를 풀가동해 한빛은행 쉬춘메이 수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한빛은행은 쉬춘메이와 이종애의 더블포스트를 앞세운 골밑 우위와 강력한 체력으로 정면돌파한다는 작전.
박명수 감독은 “골밑이 강한 만큼 외곽만 조금 받쳐주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