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신약 개발은 15년을 투자해 약 5000종류의 약을 시험해야 겨우 한 종류가 성공할 정도로 어렵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특집 기사로 미래의 약을 분야별로 다뤘다.
▽정신질환〓현재 미국 제약회사가 시험중인 정신병 의약품은 100여개. 이중 26개는 우울증 치료제이며 나머지는 정신분열증 불안증 노쇠에 의한 치매 등에 치료하는 약들이다. 이들 제약회사들은 1988년 개발된 우울증 치료제 프로작(prozac)처럼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약을 개발하기 위해 매년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피츠버그의대는 최근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뇌의 시각 인식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기간을 조절하는 물질(RGS4)이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심장질환〓심장병 치료는 수술에 의존해왔지만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인해 심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 위험군을 미리 가려내 약물로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동맥내 콜레스테롤 양을 조절해 심장병 발병 위험을 줄이는 스타틴(Statin)에 이어 콜레스테롤을 아예 동맥에서 없애거나 아스피린처럼 동맥내 염증을 억제해 혈관수축을 막는 약이 개발되고 있다. 심장근육이 움찔할 때 나오는 호르몬을 연구중인 제약회사도 있다.
▽비만〓몇 십년 동안 비만을 해결하는 무기는 운동과 식이요법 뿐이었다. 록펠러대 의학연구소가 1994년 렙틴(leptin) 유전자를 발견하면서 비만 치료는 새 전기를 맞았다. 정상 동물은 몸무게가 늘어날 경우 식욕을 떨어뜨리는 렙틴 호르몬이 분비되지만 렙틴 유전자가 없는 쥐는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 먹어댄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러나 렙틴 유전자의 발견이 곧 비만 치료제의 개발을 뜻하진 않는다. 소수의 비만 환자만이 렙틴 유전자가 손상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약회사들은 유전자 진단에 눈을 돌리고 있다. 유전자 진단으로 비만 환자에게 나타나는 유전자 손상을 밝혀낸 다음 환자에 맞는 약을 처방한다는 것이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