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공단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고속열차가 140㎞ 이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뒤쪽 5, 6량에서 기준치의 배 이상이 넘는 떨림현상(스네이크)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떨림은 시험운행 초기인 99년 12월부터 4개월 정도 나타났다 없어졌으나 작년 12월부터 다시 나타나고 있다. 또 국내에 반입된 12편 가운데 시험운행에 투입된 3편 모두에서 발견됐다.
떨림현상은 고속열차의 승차감을 떨어뜨리고 안전운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공단과 알스톰사는 프랑스 국영철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대책반을 투입했으나 뚜렷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공단측은 떨림현상이 주로 겨울철에 나타난 점으로 미뤄 유럽과 한국의 기온차에 따라 각종 오일의 수축 팽창계수가 달라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떨림현상이 문곡터널 등 일부 구간에서만 나타나 열차바퀴와 레일 표면간의 경사각 차이도 한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인이 경사각 차이일 경우 특정구간의 레일은 전면적으로 다시 설치하거나 열차바퀴를 바꿔야 한다.
공단은 2003년 부분 개통 때까지 떨림현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과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열차 인수여부와 고속철의 개통시기도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단과 알스톰사의 계약조건에 따르면 고속열차는 내년 1월까지 성능시험을 마친 뒤 2003년 3월 인수까지 최종 절차로 ‘인수시험’을 시행하게 된다.
일단 내년 1월까지 알스톰사의 주관으로 성능시험을 마치면 벡텔 프랑스국영철도 감리전문가 등이 함께 품질시험을 실시한 뒤 차량 인수 여부를 결정한다.
건교부 관계자도 “고속열차의 시험운행 기간 중 크고 작은 문제가 발견돼 대부분 시정됐으나 떨림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과 개선 방안 등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스톰사가 전문가들을 동원해 원인 규명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고속철도 운행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부고속철도는 2003년 12월 서울∼대전 구간을 우선 개통한 뒤 2004년 4월 서울∼부산 전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