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골드만삭스, "한국 금리인하 효과 미미"

  • 입력 2001년 2월 14일 09시 55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정책이 내수에 미치는 효과는 지금의 경기사이클에서는 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신용확장을 유도하며 투자지출과 내수를 진작시키지만 한국의 경우 금리인하가 자금시장을 자극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2년간 진행되어온 구조조정의 지연이 은행의 신용위험관리와 대출회피성향을 증대시켰다는 점을 꼽았다.

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엄격한 적정자본규모 적용이 은행들의 대출여력을 약화시키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증대시킨 점도 금리인하의 효과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금리인하는 자금시장경색을 풀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특히 기업들의 투자지출과 내수를 증대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따라서 올해 한국경제에 대해 내수둔화를 예상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46%를 차지하는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할 때까지 경제의 저점확인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경기둔화와 안정된 인플레이션율로 인해 콜금리를 추가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통화완화정책의 정도와 시기는 최근 한국은행의 통제수단을 M3에서 금리로 전환함에 따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금리인하가 미국의 금리인하 수준과 비슷할 것이며 미국의 경우처럼 상반기에 집중되기 보다는 올해말까지 절제된 범위내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경제분석팀은 미 연준리(FRB)가 올해안에 금리를 추가적으로 1.5%포인트 정도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은행도 콜금리를 올해말까지 3.5%~4.0% 수준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수출과 GDP 성장률의 회복은 주식시장의 촉매로 작용한다"고 전제하며 "따라서 수출의 전환점을 이끌어 낼 요인들을 이해하는 것은 한국증시를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반도체와 정보통신 제품은 전체수출의 30% 가량 차지했다"며 "한국의 수출회복의 시기는 미국의 GDP 성장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 하드웨어 지출의 회복과 연관돼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주장했다.

실제로 작년 한국의 전자제품수출의 3분의 1은 미국시장에서 이루어졌으며 나머지는 거의 주변국들에게 수출되어졌는 데 이들도 최종생산품 단계에서 미국으로 대부분 수출됐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지난 1999년 한국의 수출 성장률의 미국과 주변 지역에 20~30%까지 올라 간 것도 미국 정보통신기술 지출사이클의 확장 덕이 크다며 따라서 한국의 수출회복은 미국의 경기사이클의 회복국면을 전후한 시기에 있을 IT분야의 지출회복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한국의 수출회복은 미국의 GDP성장률이 회복국면에 접어든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투자사이클의 과도한 확장의 해소과정은 GDP성장률이 2분기 정도 바닥을 다진 후인 2001년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의 수출회복도 2001년말까지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과 관련, 골드만삭스는 "환율을 통한 외부충격완화를 위해 원화절하는 계속 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6개월 전망치를 달러당 1300원으로 본다고 밝혔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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