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지누션, 'KBS와의 전쟁' 선언

  • 입력 2001년 2월 14일 17시 33분


최근 3집 'A Yo!'로 컴백한 힙합듀오 '지누션'이 공영방송사 KBS와의 한판 싸움을 선언했다.

지난 12일 KBS 심의실이 이들의 3집 전곡을 방송불가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앞으로 이 방송사의 모든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

KBS 심의실은 지누션 3집 '더 레인(The Reign)'에 수록된 'A Yo!'에서 '왕따가 구타를 당한다'거나 '빽이 있어 유죄가 무죄될때'라는 가사가 청소년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고 나머지 곡의 경우 인종차별적 내용을 문제 삼아 10곡 모두를 방송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누션의 소속사 양군 기획의 이지운 실장은 "사이프레스 힐과 함께 노래한 'Real Wunz' 등 영어곡들에 직설적인 표현이 있어서 심의에 걸릴 것은 예상했지만 전곡 불가 판정은 이해할 수 없다"며 "KBS측이 가사를 바꿔서 재심의를 받으라고 하는데 완제품을 다시 만들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또 "'왕따'나 '빽(든든한 뒷배경을 의미)'은 이미 젊은이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단어들인데 이것이 유해하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지누션이 2년 동안 정성을 들인 앨범인 만큼 앨범의 '작품성'을 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MBC와 SBS의 경우 지누션 3집 'A Yo!' 'Ooh Boy' '빙빙빙' 등 3곡이 심의가 통과된 상태. 이에 따라 양군기획은 공중파 2곳과 음악 전문 케이블 방송을 위주로 활동을 벌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지난 95년 서태지와 아이들 4집에서 '컴백홈'의 가사 중 "부모의 제압"과 '필승'의 "널 죽일거야"라는 부분이 문제가 돼 효과음으로 처리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지누션의 전곡 방송 불가는 이례적인 사건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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