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집행부는 13일 “소속 의원들이 TV에 출연하거나 인터뷰에 응할 때는 신중하게 발언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각 의원들 앞으로 보냈다.
이날 열린 당 간부회의에서는 최근 젊은 의원들이 ‘집안 비판’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한 원색적인 성토가 잇따랐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행정개혁추진본부장은 “최근 TV에 나가 멋대로 말하는 젊은 의원들이 있다. 출연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시로 에이타(八代英太)홍보본부장은 “당을 비판했을 경우에는 간사장이 당사자로부터 직접 발언취지를 들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한 간부는 민방들이 자민당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 관련, “방속국은 허가가 필요하다.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허가권을 앞세운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고가 마고토(古賀誠)간사장은 이날 TV출연이나 인터뷰에 응할 때는 당의 방침이나 정책에 맞춰 발언하고, 출연전에 당 본부에 미리 연락을 하라는 내용의 문서를 전 의원들에게 팩스로 보냈다. 이는 사실상 젊은 의원들의 입을 막아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민당이 이처럼 당비판에 민감한 것은 최근 자민당의 지지가 급락하고 있는데다 7월의 참의원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만약 참의원선거에서 자민 보수 공명당의 3당연립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자민당 정권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당내의 강경 반응에 젊은 의원들은 “매스컴을 비판하기에 앞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당이 자정능력을 보이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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