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 최근호에 실린 논문은 현대 인류의 조상이 동시대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에 비해 정교한 손뼈 구조를 갖고 있어 도구 사용에 유리했으며, 이로 인해 더욱 복잡한 사회적 활동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미국 뉴멕시코 대학 인류학자인 웨슬리 니웨너 연구팀은 이스라엘 스쿨/카프자 동굴에서 함께 발견된 10만 년 전의 현대인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의 손뼈 화석을 컴퓨터 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3차원 구조로 재현했다. 그 결과 네안데르탈인의 손은 현대인류 조상의 손에 비해 뼈 구조가 더 거칠고 단단해 도구 제작 등 정교한 작업에는 적당치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같은 지역에 공존하면서 같은 도구를 사용했을지라도 손뼈 구조가 서로 달라 사용하는 방법에 차이가 생긴 것으로 설명했다. 현대 인류 조상의 정교한 손뼈 구조는 동굴 벽화 제작이나 장신구 제작과 같은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 사회적인 변화에 불을 당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현대인류 조상의 손뼈 구조가 관절염에 시달릴 위험도 덜한 것으로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은 대략 12만 년 전부터 3만5천 년 전 사이에 지구상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인데, 현대인류의 조상과 약 10만 년 전 지금의 이라크와 이스라엘, 시리아가 위치한 대초원 지대와 해안가 삼림 지대에서 공존했다.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이유로 현대인류로 연결되지 못하고 멸종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생물학자들과 인류학자들 사이에 논란거리다.
<장미경동아사이언스기자>ro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