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밀루티노비치 중국축구 감독 '위기의 계절'

  • 입력 2001년 2월 14일 18시 41분


밀루티노비치감독
밀루티노비치감독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만리장성에서 떨어지겠다.”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55·유고)은 중국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면서 이렇게 큰소리쳤다. 아시아 지역 예선은 물론 2002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축구를 보면 밀루티노비치감독이 정말 만리장성에서 뛰어내려야 할 일이 생길 것 같다. 최근 중국이 각종 대회와 평가전에서 승리보다는 패배를 더 많이 당하고 있기때문.

올 1월10일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 우승팀 라치오와의 친선경기에서 3―6으로 패한 중국은 19일 열린 이란 4개국 초청친선대회에서 이란에 0―4로 완패했고 28일엔 미국과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최근 4연패.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장담했던 것과는 크게 동떨어진 결과.

이에 중국 언론들은 “신기한 감독이 왜 1년 동안 신기한 점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나”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은 또 ‘대표팀 전지훈련때 휴가를 떠나는 등 나태한 행동을 일삼아서야 되겠느냐’고 보도하는 등 ‘분발’을 촉구했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미국과의 평가전을 마친뒤 “나는 항상 짐가방을 준비해두고 있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 인생을 즐기고 싶다. 나에겐 축구공만 있으면 된다”라며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다소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월드컵을 개최하는 한국에겐 중국의 티켓획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에서 달려올 축구팬을 무시할 수 없기때문이다. 예선 9조로 4월22일 몰디브와 첫경기를 갖는 중국의 향후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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