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2002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은 한 눈에 알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수험생들은 올해 입학전형의 특징을 잘 익혀 자신의 장점과 수준에 적합한 지원 대학 및 학과를 고르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수시모집〓1, 2학기 두차례에 걸쳐 10만7821명을 뽑는데 지난해보다 7배 가까이 늘었다. 1학기 모집에는 대학별 독자적 기준에 의한 특별전형과 재외국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원외 특별전형이 대부분이다. 2학기 모집에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형과 독자적 기준에 의한 전형이 함께 치러진다. 학생부가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이며 면접과 지필고사를 치르는 대학도 있다.
▽특별전형〓지난해보다 대폭 늘었다. 특히 대학의 독자기준 특별전형은 매우 다양해 수험생들은 반드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부 성적이나 수능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대학들이 사회적 소외계층을 배려하기 때문이다. 선효행자 수도자 고령자 국가유공후손 소년소녀가장 생활보호대상자 사회봉사자 등 다양하다. 특기자전형은 거의 전 교과목과 특기를 망라하고 있다. 성적 위주의 수험생 ‘한 줄 세우기’가 아닌 셈이다.
▽정시모집〓모집군이 3개군으로 줄면서 ‘라’군 대학 중 홍익대는 ‘가’군으로, 덕성여대는 ‘다’군으로 옮겼다. 서울대 서강대는 ‘나’군,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성균관대 중앙대 이화여대 포항공대 등은 ‘가’군으로 변함이 없다. ‘가’군은 82개대 8만8668명(26.4%), ‘나’군 91개대 9만2254명(27.5%), ‘다’군 70개대 5만4941명(16.3%)이며 분할 모집대가 32개대에서 43개로 늘었다.
▽학생부 반영비율〓외형 반영비율은 40.67%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기본점수를 뺀 실질 반영비율은 9.69%로 1.36%포인트 올라 비중이 커졌다.
전 과목 반영 대학은 서울대 중앙대 등 62개대, 대학 지정 과목 반영 대학은 88개대, 학생이 과목을 고르는 대학은 10개대, ‘대학지정+학생선택’의 혼합형은 32개대다.
수우미양가 등 평어를 반영하는 대학은 86개로 지난해보다 25개가 줄었다. 과목이나 계열별 석차를 반영하는 대학은 92개로 18개 늘었다.
▽다단계 전형과 수능 활용〓수능 9등급제 도입과 함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29개대가 다단계 전형을 실시하고 수능을 자격기준으로 활용한다. 전형요소를 일괄 합산하는 곳은 160개대로 21개대가 줄었다. 수능 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채택한 곳은 38개대.
정시에서 서울대 포항공대 서울교대 등 22개대가 수능을 자격기준으로 활용한다. 이화여대 경희대 포천중문의대 가천의대의 의학계열은 1등급이다.
고려학원 유병화(劉炳華)평가실장은 “수능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이 47개로 늘어나 자신있는 영역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술 면접〓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부산대 등 7개대는 통합논술형, 연세대 한양대 등 12개대는 일반논술, 3개대는 복합논술형 문제를 낸다.
면접 구술을 총점에 반영하는 대학은 64개로 늘고 반영비율도 커졌다.
서울대는 논술을 폐지하는 대신 면접 반영비율이 15∼25%로 늘어났다. 26개대가 10%, 19개대가 16% 이상, 17개대가 5% 이하다.
▼준비는 이렇게…전공-희망대학 미리 챙겨야▼
2002학년도부터 수능 9등급제, 수시모집 확대 등 대입 전형에 큰 변화가 생긴다. 또 5월부터 수시 1학기 모집이 실시돼 고교 3년생은 새 학기 개학과 함께 지원 대학을 고민해야 하는 ‘연중 입시’ 체제로 들어간다.
이 때문에 수능을 치른 뒤 지원 대학과 전공을 결정하는 과거의 입시 전략도 바뀐 환경에 맞춰 틀이 달라져야 한다.
수험생들은 무턱대고 공부하기보다 자신의 전공과 지원 대학 등을 미리 정해 정보를 꼼꼼히 챙겨야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
▽기본에 충실하라〓전형이 달라져도 역시 중요한 것은 수능과 학생부다. 모든 전형요소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학생부 교과 성적도 2001학년도보다 비중이 커지므로 중간 기말고사를 잘 치러야 한다. 기초체력을 튼튼히 한 뒤 경시대회나 어학 컴퓨터 등 특별전형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라〓대학마다 전형 방법이 제각각이다. 서울대는 면접 구술고사가 큰 영향을 미치지만 고려대와 연세대는 정시모집에서 일부 모집단위를 빼고 면접을 치르지 않는 등 대학마다 다르다. 수험생은 모의 수능시험, 학생부 성적 등을 토대로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 실력에 맞는 3, 4개 대학을 고르고 전공도 정해 준비하는 것이 좋다. 모든 전형요소에 다 대비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를 수집하라〓3, 4개 대학을 선정한 뒤 대학별 전형방법과 전형자료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입시 파일’을 만들어 자료를 관리하면 편리하다. 수시모집의 전형 자료와 종류, 정시모집의 단계별 전형방법, 전형요소별 비율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도 전 과목 또는 일부 교과목을 반영하는지, 평어 또는 석차 백분율을 반영하는지 알아야 한다.3, 4개 대학에도 우선 순위를 매겨두는 것이 좋다.
▽모집시기별 대학을 결정하라〓모든 수험생이 수시 1, 2학기 모집에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부 성적이 우수하면 수시모집이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수능 성적이 우수하면 정시모집이 유리하다. 수시 1학기 모집은 고교 2학년까지 학생부 성적으로 뽑는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에서 지원할 대학을 전형요강을 참조해 미리 정하는 것이 좋다.
▽전공을 빨리 정하라〓추천서, 자기소개서, 수학계획서, 면접 구술고사 등 비교과 자료는전공과 직결돼 있다. 미래 진로나 적성에 따라 지원 학과, 학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층면접을 도입하는 대학들은 전공과 관련한 기본 소양과 교양을 중시한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평가이사는 “서류 평가의 비중이 높거나 면접 구술고사를 보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전공을 빨리 결정할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유의할점…수시 등록자 추가지원 금지▼
수험생들은 2001학년도와 큰 차이가 있는 2002학년도 대학 입시 지원 방법을 잘 알아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우선 특차모집이 폐지되는 대신 수시모집 모집인원이 대폭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수시모집에 합격해 등록했더라도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 일절 금지된다.
수시모집에 합격하고 등록을 마치면 다른 수시모집이나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수시 1학기 모집에 합격해 일단 대학에 등록하면 수시 2학기 모집과 정시모집에 응시할 수 없고 수시 2학기 모집에 합격해 등록하면 정시모집에 응시할 수 없다.
수시모집에 합격했더라도 등록하지 않으면 다른 수시모집이나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수시모집에는 제한없이 복수로 지원할 수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가’‘나’‘다’군 가운데 같은 군에 속한 대학에 복수 지원할 수 없다. 하지만 동일 대학이라도 분할모집으로 군이 다르면 지원할 수 있다. 정시모집에서 여러 대학에 복수 합격하더라도 한 대학에만 등록해야 한다.
전문대와 산업대, 경찰대 3군사관학교 과학기술대 한국종합예술학교 등 특수대학에는 복수 지원 제한이 없다. 일반 대학과 이들 대학을 복수 지원할 수도 있다.
▼이색 전형…재주꾼-디지털특기자등 다양▼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우수 재수생’ ‘재주꾼 자기추천제’ ‘디지털 선비 특기자’….
각 대학들은 2002학년도 대입에서 ‘톡톡 튀는’ 특별전형 아이디어로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우선 수시모집에서 2001학년도 수능 성적 우수자를 뽑는 특별전형이 눈길을 끈다. 수시 1학기 모집에서 한양대는 서울 및 안산캠퍼스에서 수능 성적 우수자 100명을, 서울시립대도 100명을, 한국외국어대는 60명을 선발한다. 수능 성적이 좋은 재수생이나 대학 재학생은 한번 문을 두드릴 만하다.
경성대(851명) 동의대(507명) 장로회신대(20명) 창원대(255명)는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서울여대(74명) 한신대(57명) 호서대(342명)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우수자를 뽑는다. 수능 성적 발표 이후에도 수시모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 대학은 실시 시기에 따라 2001학년도 또는 2002학년도 성적을 반영한다.
숙명여대는 1학기 수시모집에서 ‘차세대 여성지도자’ ‘여성전문경영인’ 전형으로 각각 24명, 15명을 뽑는다. ‘차세대’전형 합격자는 학점교류협정을 맺은 외국대학에서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숙명여대와 외국 대학에서 동시에 복수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성균관대는 입양자녀 10명을, 성공회대는 해외입양아를 뽑는다. 경동대는 ‘재주꾼 자기추천제’, 동양대는 정보통신 관련 입상자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선비 특기자’ 전형을 한다.
한양대는 3대 이상 동거 가족을 둔 수험생을, 덕성여대는 집배원 경력 10년 이상인 공무원 자녀를 선발하는 등 미풍양속을 장려하고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전형을 한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