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제작비 28억원을 들인 ‘천사몽’은 홍콩 스타 리밍을 앞세운 SF액션 영화. 편집이 거칠지만 복잡한 이야기를 말이 되도록 배치하려 애쓴 흔적은 역력하다. 액션장면과 특수효과도 그럭저럭 볼 만하다.
그러나 연기와 전반적인 연출은 안타까울 정도로 엉성하다. 리밍의 대사는 성우가 더빙했고, 복잡한 설정을 장광설로 해결하는 장박사의 연기는 대본을 읽는 수준. 남홍과 성진이 반짝이는 별을 함께 바라보는 장면 하나로 불멸의 사랑을 설명한 것도 실소를 자아낸다.
딜문은 고대를 연상시키는 전생인데도 공주는 옷걸이가 있는 호텔 방에서 자고, 원로들이 모이는 원탁회의장에는 현대식 식탁의자가 놓여있다. 관객의 아량에 기대기엔 너무 심한 무성의다. 감독 박희준. 12세이상 관람가.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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