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시카고 오토쇼(2001 Chicago Auto Show)’가 18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7일부터 시작된 이번 쇼에는 현재 135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올 시카고 모터쇼에서는 ‘복고’ 및 ‘퓨전’ 바람이 자동차 디자인의 중심개념으로 자리잡았다.
앞에서 보기에는 분명 세단이다. 하지만 차 뒷모양은 미니밴이나 스포츠카 혹은 픽업모습이 섞여 나온다. 최근 확산되는 ‘기묘한’ 외관의 퓨전카 또는 크로스오버카다.여기에 70년대 시절의 ‘명차’를 현대적 감각으로 리모델링한 모델도 다수 선보였다.
자동차 디자인 전문가인 현대차 박종서 부사장은 “실용성과 편안함이 겸비된 크로스오버카들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정착했다”며 “뉴비틀 등 옛차의 명성을 되살린 올드카의 부활도 세계 신차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했다.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 업체를 포함해 도요타 볼보 혼다 닛산 마쓰다등 40여 완성차업체가 이번 오토쇼에 900여대의 컨셉트카 및 양산예정차들을 선보였다.시카고 모터쇼에 출품된 주요 차량을 소개한다.
▽GM〓차 안에서 음성명령만으로 전화연결과 E메일 수신확인이 가능한 캐딜락 ‘비전(Vision)’을 내놓았다. 스포츠 왜건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살린 퓨전카다. 또 첨단 편의장치가 돋보이고 컨셉트카 중 디자인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뷰익 ‘벵골(Bengal)’도 선보였다.
픽업과 SUV트럭의 크로스오버격인 ‘에스컬레이드(Esc―alade) EXT’가 눈에 띈다. 올 여름 출시되는 이 차종은 6000㏄급 엔진과 자동 5단 기어를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 검색도 가능한 것이 특징. SUV와 픽업, 밴을 합쳐놓은 GMC의 ‘테라크로스’는 운전자 특성에 따른 선택식 계기판 등을 탑재하고 있다.
▽포드〓복고적인 모델을 강조한 것이 포드의 최신 조류다. 60년대 대표적 모델이었던 ‘선더버드(Thunderbird)’를 리모델링, 5월께 출시되는 새 ‘선더버드’가 선보였다. 40년대 후반 선풍적 인기를 끈 ‘포티나인(Forty Nine)’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뉴포티나인 도 이번 모터쇼에 나왔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향수를 자극해 호평을 받고 있다.
▽볼보〓운전자의 시선을 센서로 감지해 시트 높이와 운전대등을 가장 적합한 위치로 자동조절하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해 주는 ‘볼보 SCC’를 출품했다.
▽BMW〓최첨단 기능과 속도를 자랑하는 X쿠페를 선보였다. 차체 뒷부분이 대각선으로 열리는 이 컨셉트카는 BMW 기존모델들과 비교해 볼 때 색다른 외관이다. 속도광에게 인기있는 쿠페는 당연히 온로드용이라는 기존 통념을 깨고 온로드―오프로드 겸용이라는 것도 특징이다.6기통에 3.0 터보엔진으로 184마력.
▽다임러 크라이슬러〓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30년대 올드카를 연상시키는 3만8000달러짜리 2인승 쿠페 ‘크로스파이어(Crossfire)’를 이번 전시회에도 출품했다.
▽일본 메이커〓도요타는 내년 봄 시장에 나올 세단―스포츠카―SUV의 혼합인 ‘매트릭스’를 출품해 시선을 끌었다. 이밖에 8월 시판하는 스포츠 왜건 ‘렉서스 IS300’도 나왔다. 닛산은 픽업트럭과 SUV를 합친 ‘알파 T’를, 혼다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갖춘 ‘모델X’를, 미쓰비시는 스포츠카와 랠리카에 화물 적재공간이 넓은 ‘RPM7000’을 각각 출품했다.
<시카고〓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