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골밑 잡아야 우승 잡는다"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37분


‘골 밑을 점령하라.’

여자농구는 남자에 비해 골 밑 싸움이 그다지 치열하지 않다. 성공률 높은 외곽포로 골 밑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기 때문.

하지만 2001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삼성생명과 한빛은행의 경기는 남자농구 못지 않은 치열한 골 밑 싸움에서 승패가 갈리고 있다.

한빛은행은 6개 구단 중 ‘높이’에서 가장 앞선 팀. 중국 국가대표출신 쉬춘메이(1m95)를 중심으로 높이뛰기선수 출신인 이종애(1m87)와 홍현희(1m91) 강영숙(1m87) 등 센터들이 즐비하다.

반면 삼성생명은 거의 혼자 골 밑을 책임지다시피했던 정은순(1m85)이 부상으로 빠진 뒤 골 밑 공백을 메우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2차전까지 나란히 1승씩을 나눠 가진 양팀은 17일부터 벌어지는 3연전도 골 밑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1차전에서 한빛은행이 쉬춘메이와 이종애의 더블포스트로 삼성생명을 압박한 끝에 손쉬운 승리를 챙기자 삼성생명 유수종감독은 2차전에서 선수들에게 ‘전원 리바운드에 참가하라’고 긴급 주문을 했다. 그 결과 1차전에서 정확히 절반(24―48)밖에 안되던 리바운드 수가 2차전에서는 1m73에 불과한 단신가드 이미선까지 6개나 잡아내며 33―38로 비슷하게 따라붙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것. 유감독은 “3차전에서는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리바운드에 신경을 쓰면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수비조직력과 외곽포의 위력이 막강한 삼성생명이 골 밑 싸움에서도 뒤지지 않자 다급해진 것은 한빛은행. 박명수감독은 “삼성생명의 거친 플레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면서 골 밑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도록 선수들의 정신을 재무장시켜 3차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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