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유로 지폐와 동전이 실제 생활에 도입됨에 따라 벌어지게 될 가상 풍경이다. 소비자가 각국 통화로 물건값을 지불하면 판매자는 이를 유로로 환산한 뒤 유로로 거스름돈을 내준다.
하지만 각국 통화와 유로화의 환율이 1유로에 6.55957프랑스프랑, 1.95583독일마르크 등 복잡하기 짝이 없어 전자계산기없인 환산이 불가능하다.
내년 7월 전까지는 유로와 각국 화폐를 함께 사용할 수 있으나 7월부터는 유로화만 사용해야 한다. 유로 통용을 앞두고 유럽연합(EU)과 유로권 각국의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해 본다.
▼내년 1월1일 공식유통▼
▽EU 대책〓12개 유로권 국가들이 내년 1월 1일을 기해 유로를 공식통화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EU 통화당국은 그 전에 145억유로의 지폐와 560억유로의 동전을 공급해야 한다.
각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9월부터 유로를 단계적으로 공급받아 12월 15일부터 31일까지우체국 등 공공기관과 소매 금융, 유통업체 등에 공급하도록 돼 있다.
페드로 솔베스 미라 EU 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터라 큰 혼란은 없겠지만 각국 정부가 유로 통용에 보다 철저히 준비를 해주길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캠페인 준비 부족▼
▽각국 준비상황〓유로화 사용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프랑스. 프랑스 정부는 국민이 빨리 유로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7일부터 대국민 캠페인에 들어간다.
7월부터 사용될 유로화 가계수표를 소개하는 TV 공익광고를 방영하고 학교와 지역별 공공기관 등에 유로화 안내책자도 보급할 계획. 유로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가동된다.
프랑스 정부는 또 3월부터는 각 가정에 유로화사용안내 책자를 배포하고 7월부터는 모든 공무원의 월급을 아예 유로화로 지급키로 했다. 9월부터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유로 사용 전환 캠페인’도 벌인다는 계획.
독일도 조만간 국민을 대상으로 유로화사용법에 관한 홍보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또 유로화로의 전환에 따라 물가가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기업에 상품가격을 올리지 말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화폐인 리라를 유로로 환산할 때 환율이 유로당 1936.27리라나 돼 일시적으로 국민이 받게 될 심리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월급이 150만리라(약 80만원)인 근로자의 경우 내년부터는 774유로를 받게돼 상대적으로 임금이 삭감됐다는 느낌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불신극복 제일관건▼
▽정치 경제 사회적 파장〓12개 유로권 국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유로화에 대한 국민의 불신.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효율적인 공동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주요 선거를 앞두고 있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아일랜드의 현정권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 유로화 도입을 계기로 마약밀매 등 지하자금을 양성화하기 위한 돈세탁과 유로 고액권 위조 등 금융범죄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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