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윤윤수/빨리 결정해 강하게 추진하라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44분


일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덕목은 물론 성실이다. 전문경영인의 상징 CEO에게는 요즘 성실을 바탕으로 하되 반드시 전제돼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규범이자 전략은 바로 스피드(Speed)다. 언제 어디서나 경영현황을 환히 꿰뚫어 보면서 신속히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정보의 즉시성(卽時性), 즉 리얼타임(Real Time)으로 모든 관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힘이다. 디지털 경영이 바로 이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2차산업인 제조업도 3차산업화해야 한다는 매킨지의 주장은 옳다. 최소한 2.5차 산업이 되어야 한다. 클릭기업인 온라인기업과 브릭 & 모르타르(전통굴뚝)기업인 오프라인 기업이 결합해 ‘클릭 & 모르타르’기업으로 승화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강력(Strong)해야 한다. 스피드를 위해서도 강한 덕목은 CEO에게 반드시 있어야 한다. GE의 잭 웰치 회장과 같은 절대적 권위와 주주로부터 강력한 권한을 위임받아야 하는 것이다. 휠라코리아도 사외이사가 있고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는다. 이사회도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가 많지만 공연히 CEO의 뒷다리를 잡지 않는다. 회계법인도 매달 체크하고 감사를 상시화하여 깨끗한 기업으로 유지되도록 조언하고 협력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과 같이 일부 오너의 독단이나 2세의 전횡을 보고 프로경영자 CEO의 강력한 추진력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셋째, 스마트(Smart)해야 한다. CEO는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어야 하고 고객과 임직원을 섬기며 부드럽게 열린경영을 해야 한다. 번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 일부 공기업의 CEO처럼 판공비, 기밀비 등을 비겁하게(Dirty) 악용해서는 안 된다.

또 마음 속으로 역삼각형 조직도를 담고 있어야 한다. 즉 맨 위에 고객이 있고 그 다음에 사원과 임원, 그리고 맨 밑에 CEO가 있다. 사장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임직원들과 항상 부드러운 인간관계로 자율과 창의를 북돋워 줄 수 있어야 한다. 거의 모든 결재를 현장에서 대화를 통해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 역시 현장결재를 우선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담당자 의견이 최대한 존중되는 경우가 많다. 부드럽고 유연한 스마트는 역으로 스피드와 강력함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현대 경영의 필수 영양소라는 생각이다.

끝으로 기업의 소유와 경영, 그리고 감독이 엄정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이는 CEO의 ‘Speedy, Strong, Smart’ 즉 3S를 가능케 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주주는 결실, 즉 주식투자와 소유에 대한 배당이윤과 기업가치의 증대가 관심사항이다. 경영은 전문경영자의 몫이지 결코 주주의 몫이 아니다. 경영자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주주는 새로운 경영자를 선택하면 그만이다. 여기에 더하여 국가에서 강력하게 법적, 제도적으로 회계법인의 독립성을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그런 후에 엄격한 제재도 함께 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소유와 경영, 그리고 감독이 서로 합리적으로 협력하고 견제할 때 CEO의 기업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디지털경영 시대가 성숙될수록 진정한 CEO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윤윤수(휠라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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