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시스템(Honor System)을 운영하는 아마존닷컴(Amazon.com)은 콘텐츠 전문사이트에서 얻은 유머 충고 요리법 등을 제공하고 팁을 받는 대표적인 사이트. 팁의 대부분은 콘텐츠 제휴 사이트에 돌아가지만 이 과정에서 아마존닷컴은 약간의 커미션을 챙긴다.
서비스에 만족했다면 고객은 1∼50달러의 팁을 낼 수 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처럼 강요된 것이 아니어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다 받아놓고 팁을 주지 않는 ‘얌체짓’도 가능하다.
“하와이에는 수확하다 남은 파인애플을 모아놓는 통이 있습니다. 통에는 ‘돈을 넣고 원하는 파인애플을 가지고 가십시오’라는 표지판이 있더군요.”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 회장은 사업에 ‘팁’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문제는 파인애플과 인터넷 콘텐츠가 성격이 다르다는 것. 인터넷 콘텐츠는 무형인데다 얼마든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경쟁력을 상실한’ 상품이었다. 그러나 베조스 회장은 사업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직감했다. “우리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나서 음식값과는 별도로 팁을 주고 있습니다. 별로 대단하지 않은 콘텐츠지만 고객을 감동시키면 충분히 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사실 이런 아이디어를 가졌던 사람은 베조스 회장만이 아니다. ‘Tipjar.com’은 이미 5년전부터 이런 사업모델을 받아들여 팁을 받고 있는 사이트. 콘텐츠 중개 과정에서 고객에게 15센트의 중개료를 받는 아마존닷컴과는 달리 고객과의 직거래를 통해 ‘순수한 팁’만을 받고 있다고 자랑한다.
‘팁’을 응용한 인터넷 사업모델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 그러나 최근 코넬대의 마이클 린 박사는 성공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실험결과 하나를 제시했다. 인터넷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한 공유소프트웨어(Shareware)를 사용한 사람들 가운데 40% 정도가 만족스럽다며 팁을 보내왔다는 것이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