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부동산 뮤추얼펀드 5월 첫선

기업들이 내놓은 대형 부동산매물을 사줄 부동산 뮤추얼펀드가 5월부터 나온다.

정부는 이 부동산 뮤추얼펀드가 부동산을 매입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또 뮤추얼펀드가 보유 중인 부동산에 대해 종합토지세 분리과세를 허용하고 부동산 매각 때 내야하는 특별부가세를 깎아주는 등 세제상 ‘당근’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1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진념(陳稔)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보험사들, 부동산 뮤추얼펀드에 ‘눈독’〓이 펀드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 은행 빚을 갚으려고 빌딩이나 공장부지 등을 내놔도 마땅히 살 사람이 없어 외국계로 무더기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지금 나와있는 뮤추얼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됐을 뿐 부동산 투자는 안된다. 임종룡(任鐘龍) 재경부 증권제도과장은 “‘박현주펀드’가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라면 이 펀드는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뮤추얼펀드를 만들어 주주가 되고 이를 자산관리회사가 맡아 토지나 빌딩 오피스 등에 투자해 이익을 배당금 형태로 나눠주는 신상품이다. 예컨대 1500억원짜리 대형빌딩을 뮤추얼펀드에서 사들여 임대료 수입을 배당 형태로 나눠줄 수 있고 당장 리모델링해 다른 투자자에 팔아 넘겨 시세차익을 배분해 줄 수 있다는 것. 자산을 장기로 굴리는 보험사들이 관심이 많고 은행과 증권사들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수익은 성과에 따라 다르지만 은행금리보다 훨씬 높을 것이란 게 정부의 설명.

▽부동산시장 활기 띨까〓5월에 부동산 뮤추얼펀드가 나오고 7월에는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가 허용된다. 재경부는 리츠의 경우 대형화를 위해 1인당 주식소유한도인 10%를 없애주기로 했다. 여기에다 은행에는 투자자들이 대신 굴려달라고 맡긴 신탁계정 돈을 이용해 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을 살 수 있도록 길을 터 줬다. 은행 신탁계정이 부동산을 사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해주는 등 뮤추얼펀드와 똑같은 세제상의 당근을 준다는 것.

임과장은 “대기업들이 팔려고 내놓은 부동산매물이 1조5000억원어치나 되지만 국내기업들은 살 돈이 없어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뮤추얼펀드와 은행신탁에서 각각 1조원씩 2조원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리츠에서도 2000억∼3000억원이 들어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