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헬스]'군살' 초기에 잡아야, 치료제 오남용은 금물

  • 입력 2001년 2월 18일 18시 40분


‘비만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살을 빼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이 많다. 그 옛날 멕시코의 마야 문명이 ‘물’로 망했는데 인류는 ‘살’로 망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야곰야곰 찐 살이 ‘군살’이 되고 군살이 다시 ‘뱃살’이 된다. 또 뱃살이 ‘참살’이 돼 어느 한도에 이르면 살을 빼고 싶어도 잘 빠지지 않는 수가 있다.

모든 질병과 마찬가지로 비만도 초기에 예방하고 치료해야 효과가 있다.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온갖 합병증이 발생, 체중을 빼고 싶어도 빼기 힘든 처지가 된다. 특히 복부 비만은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을 일으키고 심한 비만은 무릎 발목에 관절염을 유발, 운동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몇 년전부터 마르면 마를수록 더욱 미인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전 세계에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상 체중임에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체중과민증’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비만임에도 당장 불편한 것이 없어 살 뺄 생각을 하지 않는 ‘비만불감증’ 환자도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만 치료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비만은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비만의 치료가 암 치료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비만을 정복하기 위해 각종 약물이 쏟아져 나와 마치 ‘비만의 약물치료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그러나 이런 약물이 미용을 목적으로 오남용돼선 안되고 비만 환자를 위해 제대로 쓰여져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골다공증 등도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합병증 예방을 위해 치료하고 필요하면 약물 치료를 하는 것처럼 비만도 합병증이 심각하기 때문에 미리 예방 치료해야 한다. 비만치료를 위해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다이어트법을 재미삼아 해보거나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것은 위험하다.

박혜순교수(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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