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제니칼 주세요" 미국 비만 치료제 국내 열풍

  • 입력 2001년 2월 18일 18시 55분


비만 치료제 ‘제니칼’ 소동이 일고 있다.

미국에서 ‘3대 해피 메이커’로 꼽히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대머리 치료제 ‘프로페시아’에 이어 여성이 주타깃인 ‘제니칼’이 국내에 상륙함으로써 뚱뚱하지 않은 여성들도 막무가내로 처방을 요구하는 등 제니칼 열풍이 불고 있다.서울 여의도약국의 약사 전정미(全靜美·33)씨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약인데도 ‘제니칼을 구할 수 있느냐’는 전화가 하루 20∼30통 걸려온다”고 말한다. 이 약을 수입 판매하는 한국로슈사는 하루 100통 이상의 문의 전화가 걸려오자 아예 영양사 6명을 상주시켜 상담을 받고 있다.

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姜載憲)박사는 “제니칼은 체질량지수(㎏/㎡)가 30이 넘는 비만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인데도 비교적 가냘픈 여성까지 처방을 요구해 진땀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체질량지수가 30이 넘으려면 키 160㎝ 여성의 경우 체중이 76.8㎏ 이상이어야 한다.

해피 메이커는 삶의 가려운 데를 확실히 긁어주는 약으로 ‘QOL(Quality Of Life) 개선제’로도 불린다.제니칼 열풍에 앞서 비아그라는 한때 밀수 바람이 불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프로페시아는 똑같은 성분의 전립샘 치료제 ‘프로스카’를 처방받아 쪼개먹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제약업계에선 ‘제니칼 우먼 파워’가 남성약 열풍을 능가할지가 관심거리다.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박혜순(朴蕙珣)박사는 “제니칼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서양의 비만환자를 치료하는 약”이라며 “지방보다는 탄수화물 섭취율이 높은 한국인에게도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