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스오피스]<캐스트 어웨이>의 희비쌍곡선

  • 입력 2001년 2월 19일 18시 48분


지난주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는 희비쌍곡선을 걸었다. 당연히 굴러 들어올 복이라 여겼던 아카데미 감독상, 작품상 후보 진입엔 예상 밖으로 실패했고, 반면 흥행 수익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전미 박스오피스에서 1억 달러의 수익을 단숨에 돌파한 <캐스트 어웨이>는 국내 흥행에서도 장기 집권 체제를 꾸준히 유지했다. 개봉 3주 째였던 지난 주 이 영화는 6만4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까지 약 50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평단의 호평에 비해 흥행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번지점프를 하다>가 다시 상승 기류를 타 관심을 모았다. 개봉 첫째 주 박스오피스 3위, 둘째 주 4위를 기록했던 이 영화는 먼길을 돌아 개봉 3주만에 드디어 박스오피스 순위 2위를 탈환했다. 지난주 3만3천 명의 관객을 추가한 이 영화는 현재 21만 명의 관객 동원을 기록중이다.

우생학의 고리를 스릴러 형식에 접목시킨 프랑스 블록버스터 <크림슨 리버> 역시 순조로운 흥행을 보이고 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차지했던 이 영화는 지난주에도 2만8천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꾸준히 머물렀다.

지난 주 새로 개봉된 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사랑나누기' 운동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케빈 스페이시, 헬렌 헌트, 할리 조엘 오스먼트, 세 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이 영화는 작품성과 상관없이 배우 파워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무난히 안착했다. 주말 2만3천 명의 관객을 모은 이 영화의 뒤를 이어 영국 영화의 저력을 알려준 <빌리 엘리엇트>가 2만 명의 관객을 모아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주었다. 스타가 출연하지 않은 영화라는 점에서 <빌리 엘리엇트>의 박스오피스 순위 5위 기록은 꽤 높은 성적인 셈.

반면 브루스 윌리스가 <식스센스>에 이어 또 다시 아역스타와 호흡을 맞춘 <키드>는 스타가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1만4천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순위 6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20만 명의 관객은 '기본'으로 모을 수 있다"는 브루스 윌리스의 주연작 치곤 꽤 저조한 흥행을 기록한 셈.

지난주 스타 파워의 저력을 발휘하지 못한 대표적인 영화 중엔 한국영화 <천사몽>도 빼놓을 수 없다. 홍콩스타 여명과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이나영이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평단의 혹평에 이어 흥행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천사몽>의 주말 흥행 스코어는 약 8천 명. 곰과 소년의 우정을 담은 가족영화 <빅베어> 역시 4천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순위 10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 겨울 예상 밖의 '대박'을 터트린 산악영화 <버티칼 리미트>는 지난 주말에도 1만3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여태까지 서울에서만 약 82만5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실사 애니메이션 합성영화 <아바론>이 6천 명의 관객을 추가해 현재 약 4만5천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다.

이번 주는 조니 뎁과 줄리엣 비노쉬의 달콤한 사랑이 담긴 <초콜렛>, 뤽 베송이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더 댄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연출한 이상한 뮤지컬 영화 <어둠 속의 댄서>,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한 <도쿄 맑음> 등이 개봉되는 주.

이들 중 어떤 영화가 <캐스트 어웨이>의 아성을 무너뜨리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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