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씨티은행, 아시아 시장에서 맹활약중…BW

  • 입력 2001년 2월 19일 18시 49분


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이 아시아 경제위기 속에서 입지를 다진 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최신호가 보도했다.

씨티은행은 대부분 불모지로 여기고 있던 아시아 지역에서 '위기는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사업을 펼쳐 나갔다. 결국 97년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3년 만에 씨티은행은 다른 어떤 은행보다도 빠르게 성장해 아시아 지역을 정복해나갈 수 있었다.

이제 1090만 명의 아시아인들이 씨티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으며 신용카드 발행수도 95년의 두배인 700만 장으로 증가해 경쟁회사인 스탠다드 차터드와 HSBC를 앞섰다. 현재 씨티은행은 다른 은행들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98년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일은 씨티은행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

그해 인도네시아에서 수하르토 대통령이 물러나자 화교들과 함께 대부분의 외국은행들이 철수했다. 그러나 씨티의 아시아 소매 사업 책임자인 사이먼 윌리엄스는 반대로 싱가포르에 있다가 자카르타로 날아가 현금인출기와 전자지불 시스템의 작동을 도왔다.

또 인도네시아 중산층들이 피난처로 찾아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씨티은행은 당신을 돕겠습니다. 이리로 오십시오"라는 플래카드를 설치해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계좌를 열도록 했다. 씨티은행의 계좌는 98년에서 99년 사이 300%나 늘었으며 순익도 100%증가해 1000만 달러에 달했다.

사이먼은 제너럴모터스에서 자금을 담당했던 사람. 97년 초 아시아 소매사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자 선뜻 수락했다.

아시아 시장은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 고차원적 서비스가 있으면 쉽게 부흥시킬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던 것.

그는 아시아에 위기가 닥쳤던 97년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8개국에 74개 지점을 새로 개설했다.

씨티은행은 일본에서 국내은행들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던 사람들을 끌어들이면서 특히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일본에서 씨티의 순이익은 60%의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앞으로도 25~30%의 연간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일본과 미국의 경기둔화로 아시아에 또다시 경제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도 사이먼은 자신만만하다.

"아시아 지역은 세후이익 15%, 매출은 20% 증가할 것"이라면서 "경기침체기에 대한 준비가 잘 돼있다"고 말한다.

씨티가 현재 노리는 타깃은 중국과 베트남시장이다. 특히 최대시장인 중국을 바로 다음 번 목표로 겨냥하고 있다. 중국에서 얻는 수익이 한국의 1/5에 불과하지만 중국이 5년 내에 WTO에 가입해 자본시장을 개방하면 인구를 고려해볼 때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지대하다는 분석이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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