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못말리는 클린턴 형제

  • 입력 2001년 2월 19일 19시 09분


▼형…퇴임후 숱한 화제▼

퇴임 후에도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미국인의 전처(前妻)’라는 별명이 붙었다.

미 NBC 방송의 심야 토크쇼 ‘투나잇쇼’ 진행자인 제이 리노는 최근 클린턴 전 대통령의 퇴임후 행적을 두고 “마치 추잡한 이혼 소송을 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고 시사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26일자 최신호에서 밝혔다.

리노는 “가구는 누가 갖고 고양이는 누가 맡으며 새 거처의 집세는 얼마냐는 등의 말들이 떠드는 것을 보면 클린턴이 미국인의 전처인 듯한 느낌”이라고 눙쳤다.

잡지는 이 상황이 ‘헤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는 속담을 연상케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는 ‘헤어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았다(Not out of sight or mind)’고 논평했다.

잡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처음에는 백악관에서 실어낸 가구와 식기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더니 다음에는 퇴임 바로 전날에 단행한 심야 사면에 따른 구설수가 이어지는 등 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무대를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에스 뉴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절묘한 수를 내 자신을 궁지에서 빼낼 백악관의 막강한 참모들을 더 이상 부릴 수 없다는 게 설 자리를 잃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우울하고 화가 나 있으며 때로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동생…이권개입설 이어 음주운전 구설수▼

‘설상가상(雪上加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복동생 로저(44)의 처지를 설명하는 데는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로저씨는 17일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백악관을 팔았던 혐의’가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19일자)에 다시 폭로된 것.

로저씨는 17일 오전 2시반경 로스앤젤레스 남쪽 해변 마을 에르모사 비치에서 똑바로 걷지 못할 정도인 혈중 알코올농도 0.08% 상태로 스포츠카를 몰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로저씨를 구금했지만 그가 순순히 검문에 응하고 음주사실을 시인했기 때문에 몇시간 뒤 석방했다. 그러나 그는 4월 재판을 받게 되며 최고 1년형을 받을 수 있다. 이 사건으로 형인 클린턴 전 대통령마저 곤혹스럽게 됐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로저씨가 1985년 코카인을 소지한 혐의로 1년 이상 수감됐던 범죄기록을 삭제해주라는 사면령을 내렸기 때문.

뉴스위크는 로저씨가 과거 ‘잘나가던 시절’ 백악관을 등에 업고 이권을 챙기려 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대상에 올랐다고 폭로했다.

1997년 로저씨와 친분 있는 변호사 래리 월리스가 기업인 존 카토포디스에게 접근해 로저씨에게 월급 3만5000달러 상당(약 4370만원)의 직장을 제공하면 로드니 슐레이터 당시 교통장관과 만나게 해주겠다고 제의했다는 것. 카토포디스씨는 FBI의 심문에서 “나중에는 로저씨가 직접 전화해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저씨가 단순 로비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법무부가 유권해석을 내림에 따라 당시 FBI는 수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뉴스위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복동생을 사면하는 과정에서 FBI는 슬쩍 건너뛴 채 법무부에만 의견을 물은 것에도 ‘냄새가 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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