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들어 정력적으로 추진하던 '주가부양 시나리오'다.
최근 이같은 시나리오가 근본에서 흔들리고 있다. 5% 하향돌파를 시도하던 국고채(3년물)이 반등세로 전환하면서 선순환의 고리가 꼬이기 시작했다.
국고채 금리는 전철환 한국은행총재의 과열발언이후 나흘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일에도 소폭 하락으로 출발했던 국고채 금리는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10시 현재 5.40%를 기록중이다. 12일 종가인 5.00%에 비해 8%상승한 셈이다.
국고채 금리의 상승은 충분히 예견됐다는 게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올해 경제성장률(정부 추정치 4%대)과 물가상승률(3%대)를 감안할 때 적어도 6%는 돼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5%초반의 금리는 과열이란게 정부와 시장참가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회사채와 주식에 투자하기 어려워 국고채에만 돈이 몰려 ''국고채 가격의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런만큼 최근의 국고채 금리는 '버블의 해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국고채 금리가 단기간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회사채로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워 진데 있다.
무엇보다 국고채 금리상승으로 평가손을 입은 금융기관이 회사채를 매입할 여력이 줄어들었다.
불과 1주일만에 8% 국고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딜링장에 참여했던 기관투자가들중 상당수가 금리평가손을 입었다. 국고채 금리가 연 5.4%에 불과한 상황에서 1주일만에 8% 국고채 가격이 하락한 것은 기관투자가들에게 치명적이다. 손절매 물량의 출회도 예상된다.
박성진 삼성투신 차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손절매에 나설 경우 국고채 금리의 조정이 의외로 길어질 수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부족으로 상당기간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없을 것이다"고 전망한다.
최교전 미래에셋투신 채권운용팀장도 당분간 회사채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고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적어도 현수준을 유지해야 금리차이를 노리고 회사채를 매수하는데 국고채 상승반전으로 매수논거가 무너졌다는 입장이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는데 굳이 위험을 부담하면서 회사채를 매수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최팀장은 또한 국고채 금리가 안정되거나 재차 하락하는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BBB등급 회사채로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금리위험으로 A등급 이상의 회사채도 매수를 유보하는 판에 부도위험까지 안고 있는 BBB등급 회사채를 매수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최팀장은 "BBB등급 회사채에 대한 매수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2차 유동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국고채 과열'을 지적하면 자금이 '회사채시장으로 옮겨올 것'으로 예상했던 정부의도와 정반대로 시장은 반응하고 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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