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쏟아지는 PGA 신기록 ‘왜?’

  • 입력 2001년 2월 20일 18시 30분


《‘기록은 깨지기 위해 만들어진다’고 했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이런 사실을 새삼 입증이라도 하듯 스코어 줄이기 경쟁이 치열하다. 갖가지 기록이 전에 없이 양산되면서 골프 역사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새로운 기록으로 바뀌고 있는 것.

19일 끝난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조 듀란트는 연일 최저타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72홀 29언더파 기록에 이어 5라운드 90홀 36언더파의 대기록으로 우승했다.

지난달 피닉스오픈에서 마크 캘커베키아는 72홀 28언더파로 듀란트에 앞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시즌에 유난히 기록이 좋아지는 이유는 뭘까. 미국PGA투어 인터넷 홈페이지 (www.pgatour.com) 등 세계적인 골프전문사이트에서 분석한 기록향상요인을 종합해본다.》

조 듀란트
29언더파 72홀 최저타, 36언더파 90홀 최저타(2월 밥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
데이비스 러브3세
8언더파, 초반7개홀 최저타(2월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대회)
마크 캘커베키아
28언더파, 72홀 최저타(1월 피닉스오픈)
브래드 팩슨
20언더파 260타 대회 72홀최저타(1월 소니오픈)

▽최신소재 첨단장비

전문가들은 한층 진보된 골프용품의 영향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신소재와 첨단 공학이 도입된 클럽과 공은 거리와 방향성을 동시에 해결해 주며 스코어 향상에 기여했다는 것.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야마하 등의 일부 드라이버는 반발계수가 너무 높아 미국골프협회로부터 사용금지처분을 받았을 정도. 또 공도 미국 항공우주국의 항공역학까지 동원, 미스샷 감소를 더욱 부추겼다. 듀란트는 “5년 전과 비교할 때 요즘의 클럽은 엄청나게 비거리를 늘려줬다”며 “지난해 말부터 공을 타이틀리스트의 신제품으로 바꿨는데 이번에 도움을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최상의 그린 완벽코스

장비와 함께 코스 상태도 최적의 플레이 조건을 제공해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너무 완벽해 코스에 불평하는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 29명이나 5라운드 최종합계 20언더파 이상을 쳤던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출전 선수들은 모든 홀의 그린 상태가 최상이어서 “마치 양탄자 위에서 퍼팅하는 것 같았다”는 찬사를 보냈다.

▽정교한 훈련

대회 때마다 우승자가 바뀔 만큼 기량의 상향 평준화로 경쟁이 치열해진 점과 스윙 교정과 심리 분석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도 기록 작성을 부채질했다. ‘스코어 인플레’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이제 골프팬의 관심은 18홀 최저타 기록 경신에 쏠리고 있다. 역대 단일 라운드 최저타는 데이비드 듀발 등 5명의 59타. 마루야마 시게키가 지난해 US오픈 예선전에서 58타를 쳤으나 정규라운드가 아니어서 비공식으로 인정받았다.

▽우즈 독주 판도 자극제

지난해 메이저 3승을 포함해 9승을 올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사진)의 독주가 자극제로 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동계훈련에 온 힘을 쏟았고 승부를 결정짓는 강인한 정신력과 집중력도 키웠다는 얘기.

심한 견제를 받고 있는 우즈는 시즌 4개 대회에 출전, 평균타수 68.88타에도 불구하고 ‘톱10’에 3차례 진입했을 뿐 정작 1승도 못 올렸다.

1승에 목마른 우즈 역시 이번주 닛산오픈 출전을 앞두고 드라이버를 타이틀리스트 975EFS에서 975B로, 퍼터도 스코티 카메룬의 다른 모델로 바꿔 기록 레이스에 동참할 채비를 갖췄다.지난해 기록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우즈는 “다친무릎도 다 나아 거의 100% 수준”이라며 강한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관련기사 링크=http://www.pgatour.com/u/ce/multi/pgatour/0,1977,3539297,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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