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에 따르면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월풀은 지난해 12월 전체 인력의 10%인 6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1차 감원 대상 2000명 중 1000명은 브라질에서, 650명은 아시아와 유럽지역에서 해고됐다는 것. 또 북미지역에서 감원된 나머지 인력 중 절반은 명예퇴직한 50대와 60대 근로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달 2만60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중 미국 크라이슬러사의 감원 대상자 1만2000명은 회사와 미 자동차노조의 협약에 따라 임금의 95%를 계속 받게 된다.
또 컴퓨터 장비회사인 루슨트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발표한 감원 대상 1만6000명 중 콜럼버스와 오클라호마시티 공장의 6000명은 이들 공장을 인수한 다른 기업에 의해 계속 고용된다.
이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실업 현황을 파악하는 기관은 기업들이 발표하는 감원 계획을 그대로 인용해 통계를 잡고 있다. 또 해당 기업들도 허수(虛數)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 경영 개선을 위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것처럼 투자가들에게 비치는 것이 주가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타임스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투자가들은 기업이 빨리 수익 증가를 회복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 및 감원 계획에 환호를 보낸다”며 “기업들은 이에 따라 감원 계획을 더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또 미국의 근로자 수가 1억3000만명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일부 기업이 감원을 단행한다고 해도 실업률의 급격한 증가를 촉발하지 않지만 이런 발표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케 하는 심리적 영향은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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